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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분명 살아있을 거야

“계속 진행하시죠. 저는 잠깐 실례할 게요.”

이 말을 끝으로 던의 화면은 검게 변했다.

그걸 본 진소혜는 슬쩍 고개를 들어 확인하고는 아쉬운 듯 투덜거렸다.

“나를 감독하겠다면서 영상 통화는 왜 껐대요?”

이에 권하윤은 손가락을 쪽쪽 빠는 소혜를 보며 완곡하게 말했다.

“급한 일이 있나 보죠.”

“그렇구나. 아쉽다.”

잘생긴 남자를 보지 못하자 소혜는 몹시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1시간 내에 시스템을 복구해야 하기에 이내 일에 다시 집중했다.

시간은 그렇게 1분1초 흘러갔다. 그러다가 거의 1시간이 다 되어가자 확신에 차서 말하던 하윤마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또 소혜를 방해할 수는 없었기에 그저 손가락을 잘근잘근 씹으며 소혜의 정수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탁!”

그때 엔터키를 누르는 맑은 소리가 들려오더니 소혜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다 됐어요!”

그 다음은 두 시스템을 비교해 사고 당일 대체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해 보는 작업이었다.

소혜의 컴퓨터 액정에서 수많은 코드가 번뜩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벌써 어지러워졌을 텐데 소혜는 오히려 더 흥분한 듯했다.

“알아냈어요!”

소혜는 끝내 시스템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날 시스템이 작동할 때 갑자기 이상 신호가 잡히면서 교란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갑자기 오차가 생겨 폭발 시간이 앞당겨 지면서 발사하기도 전에 폭발한 거고요.”

“이상 신호 때문에 교란이 일어났다고요? 혹시 어디서 잡힌 신호인지 알아낼 수 있나요?”

“그건 좀 어렵지만 위치 확인은 가능해요. 이정도로 강한 신호는 신호소에서 보낸 게 틀림없어요. 신호소를 하나하나 배제해 보면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요. 그러면 제가 알아 볼게요.”

마침내 돌파구를 찾자 하루 종일 누적되었던 피로도 싹 풀렸다.

그때 경비 아저씨가 하윤의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요, 이제 문 닫을 시간이에요.”

하윤은 그제야 자기가 지금 방송국 로비에 앉아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미안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갈게요.”

……

방송국 건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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