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8화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

아침 10시.

방송국 건물은 권하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썰렁했다.

기자라면 뉴스거리를 찾거나 취재를 하기 위해 모두 외출 중이라 오직 몇몇 기자들만 남아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때문에 누군가 기사를 내 달라고 찾아온다면 늑대 무리에 떨어진 고기나 다름없다.

몇 분도 안 되는 사이, 한 여기자가 사람들을 뚫고 하윤을 맞이했다.

“혹시 녹음해도 될까요?”

“네. 하세요.”

“그럼 시작하세요.”

아직 이번 주 기사 건수를 채우지 못한 여자는 하윤이 어떤 대단한 뉴스거리를 가져왔는지 몹시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하윤은 응원하는 듯한 기자의 눈빛에 더욱 긴장했다.

“어, 제가 말할 얘기는 지난지 한참 돼서 아직도 보도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는 이성호 교수의 딸입니다. 음악가였던 저의 아버지는…….”

한참 동안 듣고 있던 기자는 뭔가 생각났는지 테이블을 탕 내리쳤다.

“혹시 이시윤 씨?”

“네, 맞아요.”

하윤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그 정도의 큰 뉴스가 나면 기자들은 당사자를 인터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때 이 방송국에서도 하윤에게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그런데 방송국 전체가 나서서 인터뷰 따려던 사람이 자기한테 이렇게 찾아왔으니 기자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 사람들이 많아 불편할 텐데, 혹시 접대실로 가서 말씀 나눌까요?”

지나치게 우호적인 기자의 태도에 하윤은 괜히 몸서리를 쳤다.

“어, 네.”

……

인터뷰 과정은 매우 순조로웠다. 아직 시효가 지나지 않은 큰 뉴스는 보통 각 플랫폼에 널리 배포된다.

그 때문인지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는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습니다. 혹시 방송사 측에서 해줬으면 하는 요구는 있나요?”

“혹시 우리 아버지가 근무하셨던 학교도 인터뷰해줄 수 있나요?”

그 말에 기자는 하윤을 빤히 응시했다.

그 눈빛에 하윤은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었다.

“혹시 어렵나요?”

“…….”

하윤은 당연히 상대가 거절한 것으로 착각했지만 기자는 오히려 속으로 쾌재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