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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나랑 같이 떠나자

전과 다른 점은 이번에는 하모니카 위에 백화점 이름이 적혀 있다는 거였다.

그걸 보는 순간 권하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건…… 지난번에 분명 앞으로 다시 보지 못 할 거라고 했는데. 갑자기 마음이라도 바뀐 건가? 설마 무슨 일이라도 있나?’

불길한 생각에 권하윤은 곧바로 시동을 걸었다.

성은우가 적어준 주소는 오래된 쇼핑몰이다. 게다가 점심시간이라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서은우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에 권하윤은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입구에 피아노가 놓여있는 의류 매점을 지나는 순간 권하윤은 왠지 모르게 바로 이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심플한 스타일의 옷을 위주로 하는 매장이었기에 권하윤은 아무렇게나 옷 두 벌을 골라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고른 옷을 옷걸이에 걸어놓고 문틈으로 상황을 살피며 기다리고 있을 때 역시나 누군가 피팅룸으로 다가왔다.

캡 모자를 꾹 눌러쓴 채 얼굴 절반을 가리고 날카로운 턱만 드러낸 남자였다.

그 순간 권하윤은 눈에 드리운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가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은우야!”

“윤아!”

성은우 역시 그림자가 드리운 얼굴을 살짝 들어 권하윤을 바라봤다.

자기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 났다.

하지만 지금은 옛 기억을 떠올릴 때가 아니었다. 성은우가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찾아온 데는 이유가 있는 게 분명했다.

눈을 깜빡이며 고인 눈물을 겨우 날려 보내고 난 뒤 권하윤은 다시 그를 바라봤다.

“경성을 떠난다며? 무슨 일 있는 거야?”

성은우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꾹 눌러쓴 모자를 살짝 들어 높은 콧대를 드러냈다.

“나랑 같이 떠날래?”

“응?”

권하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내…… 내가 어떻게 떠나?”

권씨 가문에서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건 둘째 치고 오빠의 몸도 채 낫지 않아 권씨 가문에서 지원해 주는 의료진의 도움을 떠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가짜 신분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아 잘못 움직였다가는 모든 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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