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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제 곁에 있어 줘요

권하윤은 그제야 성은우의 행동은 자기와 선을 긋기 위함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민도준을 등지고 있는 성은우를 보자 가슴이 타들어 갈 것만 같아 말없이 민도준과 성은우를 번갈아봤다.

아무 소리도 없었지만 데굴데굴 구르는 그녀의 눈동자는 존재감이 아주 컸다.

그리고 역시나 민도준은 그걸 발견했다. 그는 성은우에게 가려진 권하윤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머리통에 총 겨눠져 있는 거 느끼지 못했나? 할 말 있으면 유언이라도 남겨 내가 대신 전해줄게.”

장난기 섞인 말투를 보아하니 그녀의 죽음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고 또 한편으로는 성은우가 그녀를 죽이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권하윤에게 좋은 일이 아니었다.

이 시각, 매장에는 민도준 외에 유일한 출구를 막고 있는 로건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은우가 무사히 빠져나가는 건 더욱 어려웠다.

잠깐의 고민 끝에 권하윤은 자기의 다리를 꼬집으며 억지로 눈물을 짜냈다.

“도준 씨, 저 무서워요.”

말하는 동시에 그녀는 민도준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실제로는 성은우에게 자기를 잡을 기회를 주는 거였다.

그런데 그 속사정을 알 리 없는 로건은 권하윤이 겁도 없이 성은우에게 등을 보이자 다급하게 주의를 주었다.

“하윤 씨! 움직이면 안 됩니다!”

“아!”

눈 깜짝할 사이에 성은우는 팔로 그녀의 목을 둘렀다.

협박이 담긴 동작에 권하윤은 마치 그의 품에 안겨 있는 듯했다. 물론 머리에는 권총이 닿아 있었지만 말이다.

“민 사장님, 저는 공씨 가문 가주의 명령에 따라야 하니 길을 비켜주시죠.”

성은우의 얼굴은 모자에 반쯤 가려졌지만 그의 살의는 감추지 못했다.

물론 그 살의는 권하윤을 향한 게 아니라 민도준을 향한 거였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의 협박에 신경을 쓰기는커녕 오히려 웃음을 자아냈다.

“길을 비켜주는 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지. 그런데 내가 호의를 베풀면 그걸 갚을 능력은 되고?”

그리고 그때 소음관을 장착한 총이 눈 깜짝할 사이에 앞에 나타나더니 낮은 소리를 내며 권하윤의 귀 옆을 지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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