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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슬픈 멜로디(91)

남한성에서 정소현이 주방에 들어서자, 은지를 잡아당기고 있는 준호를 보고 준호가 은지를 때리려는 줄 알고 급히 말렸다.

“도련님, 아가씨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했는데, 마음속으로는 도련님 많이 생각하고 계세요. 근데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

준호는 은지를 팽개쳤다.

“날 생각한다고? 난 쟤가 나 빨리 죽었으면 하는 것 같아!”

은지는 의자에 내팽개졌고 아픈 손목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소현 씨, 먼저 나가 계세요.”

정소현은 은지를 보고 또 준호를 보고 걱정이 됐지만, 자신이 그저 도우미라고 생각되어 먼저 나가 있기로 했다.

준호는 짜증이 나는 듯이 몇 바퀴 돌더니 담담한 은지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끓어오르던 화에 차가운 물이 끼얹어진 것 같았다.

은지의 눈에 현재의 준호가 몹시 우스울 것 같았다. 은지가 곽씨 집안을 휘둘러 놓고 곽도원까지 죽였는데, 지금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사람이 준호다.

‘고은지가 저렇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데, 내가 지금 뭘 고민하는 거야?’

은지가 말한 것처럼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총살을 당하던 감옥에 있던 그것은 다 은지가 받아야 할 죗값이다.

은지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준호는 아직도 아쉬운 모양이었다.

준호가 진정하고 식탁을 사이에 두고 은지를 바라보았다.

“자수하겠다는 걸로 내 손에 빠져나가고 싶은 거라면, 네 생각이 틀렸어. 내가 널 집에 도우미로 남긴 게 너에 대한 최대의 존중이야. 우리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가 편하게 살게 놔둘 거 같아? 네가 날 떠나고 싶다면 그러면 넌 감옥 밖에 갈 수 없어.”

준호는 몸을 옆으로 돌려 주먹을 쥐었다.

“고은지, 너 정말 자수할 거야?”

“응.”

은지의 간결한 대답을 들은 준호는 침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

준호가 먼저 차에 탔고 그는 백미러로 은지를 봤다. 은지는 별장에서 나와 좌, 우로 둘러보지도 않았고 바로 차에 탔다. 도망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준호는 내비게이션에 경찰서를 치고 목적지로 운전했다.

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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