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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8화 슬픈 멜로디(56)

은지가 향수를 곽도원의 코 아래쪽에 놓으려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은지! 문 열어!”

은지는 눈썹을 찌푸렸다.

‘또 얘야.’

은지는 곽도원을 한번 보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향수를 치웠다.

은지는 복수하고 싶었지만, 자신을 희생하고 싶지는 않았다. 은지의 인생이 곧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은지는 문을 열고 물었다.

“왜?”

준호는 말하지 않고 은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두 눈이 마주치자, 은지는 준호의 상태가 이상함을 발견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집 간다면서 왜 벌써 왔어?”

준호는 대답하지 않고 마치 처음 만난 것처럼 은지를 훑어보고 있었다.

“왜 문 잠갔어?”

“네가 갈 때 나보고 저녁에 사람들이 와서 곽도원 병세에 관해 물어볼 거니까 조심하라고 했잖아.”

준호는 텅 비어 있는 병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간병인 두 명 있었잖아. 다들 어디 간 거야?”

“그분들보고 복도 쪽을 지키라고 했어.”

은지가 당황하지 않고 도리 있게 대답하는 모습에 준호는 조금 시름을 놓았다.

준호는 걸어 들어가면서 얘기했다.

“오늘에는 내가 여기 지킬 테니까 넌 들어가서 쉬어.”

준호가 냄새를 한번 맡더니 급히 은지의 손목을 쥐었다.

손목이 휘적여지니 그 냄새가 더 강하게 났다.

아까 병실에서 나갈 때 준호가 은지를 안았었다. 그때에는 분명히 은지의 몸에서 이런 향이 나지 않았다.

속았다는 생각에 준호는 화가 나,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네 몸에서 나는 냄새 뭐야?”

‘냄새’라는 말을 들은 은지는 조금 당황했지만, 다른 쪽 손을 준호의 어깨에 올려놓고 말했다.

“아까 샤워하고 향수 좀 뿌렸어. 이 향 싫어?”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준호는 옛기억이 떠올랐다.

‘처음, 이 냄새를 맡았을 때, 고은지가 밤에 내 방에 와서 약 발라주던 땐데? 만약 이 향으로 정말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다면, 그날 나도 죽일 대상으로 생각했던 건가? 나도 죽이려고?’

은지가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다는 생각에 준호는 화가 치밀어 그녀의 머리를 꽉 잡았다.

“고은지,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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