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17화 슬픈 멜로디(55)

준호가 이렇게 말하자, 집사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된 듯 묵묵히 준호를 바라보았다.

“도련님, 국장님께서 오랫동안 가정에 소홀했지만, 도련님 아버지신데, 이렇게 이유도 모르고 가시게 할 겁니까?”

“절 믿기 싫으시면 국과수에 맡겨서 검사해 보세요. 혹시 정말 제가 은지 씨를 오해한 거라면 절이라도 해서 사죄할게요. 근데 정말이라면 은지 씨라는 존재 자체가 시한폭탄이라고요!”

집사가 간 뒤, 준호의 귀에 집사가 한 말이 계속 맴돌았다.

준호의 눈앞에 은지를 처음 만났던 장면이 보였다. 처음 봤을 때부터 쫓아내지 못해 안달이던 준호가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미워하면서 좋아하는 장면도 보였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준호의 모든 신경이 다 은지한테 쏠렸지만, 사실 은지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은지는 태준도, 곽도원도, 준호도 사랑하지 않아 보인다.

‘고은지는 왜 우리 집에 왔을까? 도대체 뭘 하려고?’

...

오늘 밤에는 달이 보이지 않았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비를 내뿜고 있었다.

은지는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나서 문을 잠가 버렸다.

은지는 침대 쪽으로 걸어가 누워있는 곽도원을 내려다보았다.

지금 다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은지는 드디어 억눌렀던 감정을 표출할 수 있었다.

은지는 자신의 가슴팍에 달고 있던 브로치의 망가진 부분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건 이성희가 망가뜨린 건데, 당신이 이성희한테 다리로 갚으라고 했지. 브로치는 망가졌고 이성희도 다리를 잃고.”

은지는 브로치를 땅에 팽개쳤다.

그녀는 하이힐로 브로치를 짓밟았다. 곽도원이 30여 년을 애지중지 보관해 온 브로치가 산산조각이 났다.

은지의 목소리는 창밖의 바람 소리와 섞여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내가 지금 염옥란의 브로치를 산산조각 냈으니 날 토박 낼 건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은지가 담담히 말했다.

“밖에서 쓰러져서 운이 좋았지만, 이렇게 의식이 없으면 나랑 준호 사이의 일에 관해 얘기해 줄 수 없잖아. 원래 난 당신이 이 일을 알았으면 했는데.”

은지는 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