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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0화 줄행랑(24)

유진이 한 말에 소혜도 화가 났다.

“그게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날 약을 마시게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될 수 있겠어?”

“약?”

유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그 약 가짜 약이라면서?”

“무슨 가짜 약! 그 약이 소주보다 더 정신 잃게 했어. 나 아주 손해 봤다고!”

소혜가 그날 이성을 잃고 지훈을 덮쳐 어마어마한 채무를 짊어지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몸을 팔아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유진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소혜의 변하지 않는 체크무늬 셔츠를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네가 몸을 팔아서 돈을 갚는다고? 아무리 봐도 지훈 오빠가 손해를 보는 거 같은데?”

자신의 계획이 떠오른 소혜는 손을 흔들었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네가 2,000억을 내줄 수 있으면 빚을 갚을 기회를 너한테 양도하고 싶어!”

“무슨 소리야! 나는 부잣집 딸인데, 어떻게 몸을 팔아 빚을 갚을 수 있겠어!”

소혜는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이렇게 기쁘게 웃지 않았다면 네 말이 신빙성이 좀 있겠는데.”

유진은 표정 관리를 하고 말했다.

“그래, 그래, 그럼 내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게.”

소혜는 유진이 허락하자 흥분했다.

“아무것도 말하지 마! 계좌이체 해!”

유진이 핸드폰을 꺼내면서 갑자기 무엇인가 떠올랐다.

“아, 아니야, 내가 너에게 2,000억을 줘서 자리는 비워졌지만 내가 그 자리를 계승한다는 보장이 없잖아?”

“어, 듣고 보니 그런 거 같은데...?”

유진은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그런 거 같다니! 만약 내가 너에게 2,000억 주고, 네가 돈을 가지고 도망갔는데, 지훈 오빠가 나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면, 나는 돈과 사랑 다 잃은 게 되잖아!”

“생각해 보자.”

소혜는 화단 옆에 앉아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생각했다.

유진은 잠시 서 있다가 귀찮은 듯 말했다.

“야, 너 생각해 냈니?”

“떠들지 마, 생각 중이야.”

소혜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유진에게 눈길을 돌려 위아래로 훑어보며 가슴에 시선을 고정했다.

유진은 다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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