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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3화 줄행랑(27)

소혜가 답장을 보냈다.

[요즘 좀 바쁜데, 왜? 너 실적이 부족해?]

[아니요, 그냥 누나가 보고 싶어서요. 하지만 괜찮아요. 누나가 바쁘시면 일 보셔야죠.]

그 뒤로 시운은 눈가가 촉촉해 보이는 셀카를 보내왔다.

시운은 좀 귀엽게 생겼지, 잘생겼다고는 말할 수 없어서 스틱스에서의 업적은 줄곧 최하위였다. 소혜는 전에 매니저가 시운을 욕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본 적이 있었는데 시운은 항상 소학생처럼 손을 뒤로 쥐고 욕을 먹었었다. 그때도 이 셀카처럼 눈가가 촉촉했었다.

소혜는 요 몇 달 자신이 시운을 예뻐하지 않아서 스틱스에서의 생활이 좋지 않아졌다고 생각했다.

[누나가 가면 울어! 누나 너 우는 거 보기 좋아해!]

시운은 콧소리가 석인 느끼한 목소리로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럼, 저 매일 여기서 누나 기다릴게요.]

소혜가 시운을 위로하고 있는데, 지훈이 나왔다.

전에 분명히 자신의 두 눈은 잘생긴 남자를 보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얘기했었는데,소혜는 지훈한테 들킬까 봐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훈이 가까워짐에 따라 소혜의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햇빛 아래, 지훈이 웃으며 소혜한테 다가왔다.

“미스 진, 왜 그래?”

소혜는 시선을 피했다.

“괜찮아, 나 괜찮아. 아하하하.”

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참, 내가 널 미스 진이라고 부르는 게 너무 거리감이 있어 보여서 호칭을 바꾸고 싶은데 어때?”

“응?”

소혜가 고개를 들자, 지훈의 잘생긴 얼굴이 보여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처럼 고장나 버렸다.

“뭐로 바꾸는데?”

지훈은 해맑게 웃었다.

“여보라고 부르는 거 어때?”

그저 호칭일 뿐이지만 소혜는 부끄러워 말을 더듬었다.

“여보...? 너무 빠른 거 같아.”

“알겠어.”

지훈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근데 내가 보기에 이렇게 하면 앞으로 많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우린 결혼해야 하잖아. 매번 호칭을 바꿀 때 적응하는 시간이 걸리는데, 한 번에 바꾸면 그럴 필요 없잖아?”

소혜가 대답했다.

“어, 한 번에 바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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