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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7화 줄행랑(21)

지훈은 소혜를 보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내가 생각을 잘못한 거 같네. 나는 우리 친밀한 관계가 일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네가 날 너무 싫어해서 다른 사람을 찾아 하소연해야 할 정도니까. 내가 이런 요구를 하는 게 너무 못된 짓 같아.”

“어?”

판이 너무 확 바뀌자, 소혜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지훈이 상처를 받은 것 같아 소혜는 얼른 위로했다.

“그렇지 않아. 난 널 미워하지 않았어. 어, 그동안에 일은 다 너의 훌륭한 상업적 두뇌가 있었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고, 이렇게 잘생기고 멋있는데 내가 널 왜 미워하겠어!”

지훈이 씁쓸하게 웃었다.

“날 위로할 필요가 없어. 난 내가 매우 얄미운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아. 너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돈만 밝히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거야. 내가 진작에 받아들여야 했는데.”

잘생긴 남자보다 더 잘생겨 보이는 사람은 바로 비참한 상황에 있는 잘생긴 남자!

비참한 상황에 있는 잘생긴 남자보다 더 멋있는 게 바로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 잘생긴 남자!

소혜는 지훈이 분명히 극도로 상처를 입었음에도 일부러 강한 척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아니야, 누구나 다 자신이 집착하는 게 있잖아! 날 봐, 난 잘생긴 남자 좋아해. 너무 좋아해서 문제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워!”

지훈의 눈이 반짝였다. 그러나 곧이어 그는 눈을 내리깔았다.

“맞아, 넌 그렇게 많은 선택이 있으니, 나 같은 사장의 곁에 남기를 원하지 않겠지. 나 혼자로는 만족하지 않을 거야. 내가 너무 보수적이어서 네 앞길을 막은 거야.”

지훈의 목소리가 떨렸다.

“사실 오늘 유진한테 난 너랑 일대일 관계로 발전해서 더 이상 너랑 만날 수 없다고 얘기하려고 했었어.”

“내가 너무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거지?”

“어?”

두 사람이 눈이 마주치자, 불빛이 지훈의 눈을 비추었다. 눈물이 고인 듯 보이는 눈에는 슬픔과 막연함이 깃들어 있었다.

소혜는 원래 잘생긴 남자를 보면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없었는데, 지훈처럼 센 여우를 맞서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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