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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가족과 보내는 밤

어느덧 어두운 밤에 녹아든 도준은 빛이 새어 나오는 집과 집 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들어가지 않는 여인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도망치고 싶어 하더니 기회가 주어졌는데 또 뭘 망설이는 거지?’

그러던 그때, 문이 움직이더니 바닥을 비추고 있던 긴 불빛이 점점 좁아지더니 이내 어둠이 드리웠다...

그러다가 문이 완전히 닫히려는 찰나, 다시 활짝 열리더니 집안의 불빛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윽고 하윤이 눈 깜짝할 새에 도준의 앞에 다가와 그에게 외투를 건네주었다.

“외투 도준 씨 거잖아요. 입어요.”

그 말을 끝으로 하윤은 다시 쪼르르 집안으로 달려가 문을 닫았다.

도준은 하윤의 온기가 남아 있는 외투를 손에 쥔 채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 시각.

하윤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문에 기댄 채 마음 약해진 자신을 탓했다.

‘비바람도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한테 내 동정 따위가 뭐 필요하다고.’

그때 마침 핸드폰이 울렸다.

[자기 냄새 다 뱄어. 더 보고 싶어지라고 일부러 나 엿먹이는 거야?]

문자를 본 순간 하윤은 더 짜증이 치밀었다.

마음을 끊어내지 못하는 저 자신이 미웠지만 혼자 밖에 서있던 도준의 모습이 자꾸만 잊히지 않았다.

...

늦은 밤.

어떻게 잘지가 문제가 되고 말았다. 하윤은 어머니와 함께 자고 싶었지만 시영은 언니와 함께 자겠다고 하는 바람에 결국은 왼쪽으로부터 양현숙, 하윤, 시영 이런 순서로 한 침대에 눕게 되었다.

비록 좁았지만 마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어 하윤은 오히려 든든했다.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 할말도 많아 세 모녀가 함께 누운 방에는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그때 마침 물 마시러 밖을 나왔던 승우가 방 안 모습을 보며 싱긋 웃었다.

“셋이서 지금 나 혼자 왕따 시키는 거야?”

혼자 외로워하는 오빠를 보자 하윤은 으쓱한 듯 웃어 보였다.

“그러니까 누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래? 아까 어필했으면 다 같이 잤을 텐데.”

옆에 있던 시영이 끼어들었다.

“맞아. 침대는 자리가 없으니까 정 우리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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