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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도준의 외로움

한참 동안 갈등한 끝에 하윤은 끝내 조수석 문손잡이를 잡았다. 하지만 이제 막 문을 열려고 할 때, 도준이 뒷좌석으로 끌어가는 바람에 하윤은 순간 경계했다.

“뭐 하려고 그래요?”

그때 도준이 곧바로 뒷좌석에 앉더니 상냥하게 웃었다.

“내가 앞에 앉았다가 그대로 엑셀을 밟고 자기 보쌈해 갈면 어떡하려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기도 잠시, 아무런 가림막도 없이 나란히 앉아 있는 지금의 상황도 안전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하늘은 이미 어두컴컴했고, 고작 주택가 창문을 뚫고 나오는 따스한 조명만이 주위를 비춰주고 있었다.

하지만 마침 차안을 비친 빛줄기마저 구석진 뒷좌석은 비추지 못했다.

어둠 속, 남자가 점점 저를 덮쳐오는 바람에 하윤은 두 팔로 시트를 지탱한 채 점점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좁은 차 안인지라 곧바로 문에 막혀버렸다.

“너... 너무 늦었어요...”

“응.”

그때 도준은 조금만 더 가면 입술이 닿을 거리에 멈춰선 채 제 코끝으로 하윤의 코끝을 콕 눌렀다.

서로의 숨결이 뒤섞여 긴장감이 배로 되었을 때, 도준의 낮게 깔린 음성이 귀를 간지럽혔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 봐. 어떻게 해야 나 빨리 쫓을 수 있을지.”

눈을 든 순간, 저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도준의 뜨거운 시선과 맞닿자 하윤의 심장은 저도 모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시간을 끌면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하윤은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마지못해 깊은숨을 한번 들이마시고는 눈을 꼭 감고 도준의 입술 위에 제 입술을 포갰다.

말캉하고도 살짝 차가운 입술은 마치 푸딩처럼 도준의 입술을 간지럽혔다가 이내 떨어졌다.

하지만 하윤이 멀어지려고 할 때, 도준은 하윤의 뒷목을 꽉 잡더니 제 쪽으로 더 끌어당겼다.

도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굳어버린 하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지금 나랑 장난해?”

말하는 와중에 꼭 붙은 입술이 자꾸만 스치는 바람에 간질거렸다.

심지어 당장이라도 도준과 맞닿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 간지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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