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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호칭 변화

차 안.

시영은 인형을 안고 하윤과 함께 뒤에 앉고 싶다고 고집을 피워대고, 양현숙은 지난번 ‘도망’ 사건을 경험한 뒤 여전히 도준을 대하기 조심스러워하는 탓에 세 사람 모두 뒷좌석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그 덕에 조수석에 앉게 된 승우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풀었다.

“윤이한테서 들었는데 우리 집 민 사장님이 준비해 주셨다고 하던데. 어머니가 엄청 감사해하셨어요.”

그 말에 잔뜩 긴장한 채 뒤에 앉아 있던 양현숙이 억지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우리 집은 가족의 추억이 배어 있어 다시 되찾을 수 있어 윤이 아비도 하늘에서 기뻐할 거예요.”

이성호의 얘기에 분위기는 순간 무거워졌다.

시영의 옆에서 인형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하윤은의 손은 순간 멈칫했다. 애써 슬픔을 숨기는 어머니의 표정을 보니 왠지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어머니가 안쓰러웠고,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이 도준이라는 걸 알게 되면 어머니가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분위기가 약간 얼어붙었을 때, 도준은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을 보며 갑자기 싱긋 웃었다.

“별말씀을요, 어머님.”

말이 떨어지자 분위기는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곧이어 폐부가 찢기는 듯한 하윤의 기침 소리가 이어졌다.

“콜록, 콜록...”

양현숙도 상태가 좋은 건 아니었다. 얼굴이 새빨개져 대답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그제야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어, 네, 어...”

조수석에 앉은 승우도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윤도 한참이 지나서야 당황함을 가라앉히고 백미러로 유일하게 여유로운 도준을 흘끗 봤다. 할 말이 너무나 많았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이어진 여정에서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에서 내릴 때, 하윤은 짐을 나르는 틈에 도준에게 말을 걸었다.

“왜 우리 엄마한테 어머님이라고 해요?”

하윤을 도와 짐을 나르던 도준이 알 수 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마누라 어머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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