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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외박

주승범 일행은 진가을을 아는 체하는 한민혁을 보자 둘이 사귀는 사이라고 오해하고 버럭 화를 냈다.

“어디서 같잖은게! 당장 나가지 못해?”

하지만 그 말을 가볍게 무시한 민혁은 팔을 걷은 채 와인병을 손에 들었다.

“술친구 필요한 거 아니었어? 내가 같이 마셔 줄게.”

“이게 누굴 놀리나…….”

주승범이 욕지거리를 내 뱉은 순간, 옆에 있던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한민혁 사장님 아니세요?”

그 말을 내뱉은 사람은 다름아닌 주승범의 비서였다. 일전에 주승범은 민도준이라는 연줄을 잡으려고 비서를 보내 알아보게 한 적이 있었다.

그 때문에 주승범도 솔직히 민혁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방금 알아보지 못한 건 너무 변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민도준의 오른팔인 한민혁을 건드리는 건 민도준을 건드리는 거나 다름없다…….

그걸 인지한 순간, 주승범은 낯빛이 싹 변하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한 사장님이셨군요, 나는 또 누구라고. 어떻게 귀한 분이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얼른 앉으세요.”

이윽고 테이블에 쓰러지다시피 엎드려 있는 정가을을 힐끗 보더니 이내 다시 아부하는 미소를 지었다.

“가을이도 참, 진작 한 사장님 여자라고 말했으면 이런 오해는 없었을 텐데.”

평소 주승범 같은 사람을 가장 혐오하는 민혁은 경멸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누구 여자든 강제로 술 마시게 하는 건 안 되지. 참 뻔뻔하네.”

분위기를 풀려고 했던 말을 오히려 사정없이 받아치자 주승범의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사장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죠. 제 밑으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제가 이러는 건 주가을한테는 영광이죠.”

“퍽이나. 술시중 들게 하는 게 영광이라고? 그럼 당신 어머니 모셔와 봐, 내 술시중 들라고 하게.”

“뭐?”

주승범이 화를 참지 못하고 욕지거리를 퍼부으려는 순간, 비서가 막아 서며 귀에다 대고 소곤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민혁은 인사불성이 된 진가을을 일으켜 세우더니 주승범을 째려보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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