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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오늘 가지 마요

병원.

“상황이 이대로 안정되면 다음주 목요일 바로 수술할 수 있습니다.”

검사 보고를 확인하던 원장이 짤막한 결론을 내놓자 도준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다음주 목요일로 정해요.”

하지만 옆에서 듣고 있던 공은채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이내 되물었다.

“혹시 지금 수술하면 성공 확률은 얼마인가요?”

“90퍼센트 이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희 병원의 심장내과는 국내 최고 수준이니 저희 말대로 약만 꾸준히 먹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면 성공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원장의 말에도 공은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어찌됐든 현재 겨우 제가 원하는 모든 걸 손에 넣었는데, 이대로 일이 틀어지면 안 됐으니까.

원장을 포함한 의료진이 떠나자 공은채는 이내 도준을 바라봤다.

“수술할 때 제 곁에 있어줄 거죠?”

“응.”

도준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요 며칠동안 저를 매일 보러 오는 도준 덕에, 공은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그 때문에 말투도 많이 가벼워졌다.

“그럼 됐어요. 도준 씨가 곁에 있으면 저는 늘 위험에서 벗어났었으니까.”

이 말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건 도준이 살이 있는 부처처럼 공은채를 항상 지켜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유일하게 모든 걸 동원해서 그녀를 살려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설령 공은채에게 죽을 고비가 찾아와도 도준은 저승길이라도 찾아와 그녀를 다시 끌어냈다.

솔직히 이런 도준에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공은채에게 남은 이런 소녀 같은 마음은 진작 염옥란과 함께 죽었다. 공은채는 남자를 믿지 않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사랑 따위 믿지 않는다. 그녀가 믿는 건 오직 손에 쥐고 있는 것뿐이다.

하지만 지금, 그런 공은채에게도 왠지 다른 마음이 생겨났다.

도준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 어찌됐든 도준처럼 모든 걸 갖춘 사람과 함께라면 남은평생 편하게 살 수 있기도 하고, 무너진 공씨 가문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으니까.

공은채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도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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