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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석지환의 결심

석지환이 건넨 가방을 손에 든 하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석지환이 방금 한 말뿐이었다.

“경성이요? 거긴 뭐 하러요?”

“답 찾으러.”

석지환은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끝내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에 하윤은 오히려 더 어리둥절했다.

“무슨 답이요?”

석지환은 더 이상 하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말머리를 돌렸다.

“시윤아, 만약 나한테 벌어진 일이 너한테도 벌어지면 넌 어떻게 할래?”

오늘 건넨 첫마디부터 애매모호해 알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더 알아들을 수 없었다.

“무슨 뜻이에요? 혹시 공은채 말하는 거예요?”

석지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하윤은 미간을 좁히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환 오빠, 도준 씨는 공은채와 달라요.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고 결혼도 했고요. 그런 가정도 하기 싫어요.”

하윤이 경계하는 모습을 보자 석지환의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가 걸렸다.

“나도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어……, 아니다, 못 들은 거로 해. 나 며칠 동안 해원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으니 나중에 네 공연 보러 올게.”

비록 석지환의 말에 기분이 조금 상했지만 그래도 상대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이웃집 오빠인지라 하윤은 여전히 걱정이 앞섰다.

“혹시 혼자가요? 도준 씨한테 도움 청해볼까요? 그러면 오빠도 더 편할 거고.”

“아니야, 내가 경성에 간다는 건 누구한데도 말하지 마. 내 개인적인 일 처리하러 가는 거니까. 다른 사람 알게하고 싶지 않아.”

‘하긴, 요즘 지환 오빠 상태도 안 좋은데, 기분전환 하러 가는 건지도 모르지.’

하윤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안전 조심해요.”

멀리 떠나가는 석지환의 뒷모습과 텅 빈 팔소매를 번갈아 보며 하윤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가는 곳마다 도준과 공은채에 관한 소식이라서 석지환은 아마 하윤보다 더 괴로울 거다.

‘아직도 지환 오빠 여자친구면서 이 사태를 어떻게 설명할지. 차라리 기분전환 할 겸 외출하는 것도 좋지.’

차에 오른 하윤은 뒷좌석에서 도준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도준 씨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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