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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또다른 풍파

이 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려운 터라 지하철을 타기로 결정한 하윤은 잔뜩 토라져 중얼거렸다.

“뭐? 카리스마 사장님과 재벌녀의 사랑? 웃기고 있네. 평범한 사람은 어디 서러워서 설겠나?”

깊은 생각에 빠진 하윤은 길가에 선 차창이 내려간 것도 눈치채지 못하 채 혼잣말만 중얼댔다.

그러던 그때.

“쯧쯧.”

비아냥 섞인 소리에 정신이 하윤은 고개를 홱 돌렸다. 그 순간 차 뒷좌석이 앉은 남자가 하윤의 눈에 들어왔다.

“타.”

하윤은 화를 참은 채 차에 올랐지만 유독 도준에게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잔뜩 토라진 하윤의 목을 돌려 저와 눈을 맞춘 도준은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다.

“한참동안 기다렸는데 얼굴도 안 보여주는 거야?”

“본인이 운전한 것도 아니면서.”

하윤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내 의자 앞으로 고개를 쑥 내밀었다.

“고생했어요……, 민혁 씨?”

그러다가 검게 변한 민혁의 머리에 놀란 듯 되물었다.

“머리가 왜 이래요?”

민혁은 어색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빨간 불에 걸린 틈을 타 고개를 돌렸다.

“누가 양아치 같다고 해서 까맣게 염색했어요. 하윤 씨가 보기에는 어때요?”

민혁은 잘생긴 미남에 속하지는 않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남성미 있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전에 빨간 머리 때문에 겉보기에 불량해 보였는데 검은 색으로 염색하니 오히려 대형견을 연상케 하는 데다 더 활기 찬 모습이었다.

“더 멋있어졌는데요. 물론 그 구멍 뚫린 청바지만 갈아 입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네?”

민혁은 구멍이 뚫린 무릎 위치를 긁적거렸다.

“이게 얼마나 멋있다고 그래요?”

“아무리 그래도 모든 바지가 다 구멍 뚫린 거면 조금 심한 거 아니에요?”

민혁도 하윤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되물었다.

“그럼 구멍 뚫린 청바지가 아니면 뭘 입죠?”

“아니면 나중에 저랑 같이 쇼핑할래요? 제가 봐 줄게요.”

“그거 좋은데…….”

말을 하던 민혁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 이내 입을 다물더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머리를 돌렸다.

“저녁식사 사간이 되어 가는데, 어디 레스토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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