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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온 남자

심지안은 십여 분 동안 귀를 쫑긋 세우고 밖의 상황을 살폈다. 성연신이 돌아간 것인지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함께 지낸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사람은 나한테 전혀 인내심이 없구나.’

심지안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 누워 그동안 성연신과 함께 했던 일들을 떠올렸다.

기쁨도 있었고, 슬픔도 있었고 화날 때도 있었고 감동받은 적도 있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그녀는 심씨 가문에서 하루가 멀다 하게 괴롭힘을 당했었다.

그 당시 강우석은 가끔 그녀에게 간식과 예쁜 옷을 챙겨주곤 했었다. 그런 그의 다정함에 그녀는 기뻤고 그래서 이번 생에는 그 사람과 꼭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강우석은 바람을 피웠고 이제 그녀에게 잘해주는 유일한 사람은 진유진뿐이었다.

그 후, 성연신이 점점 그녀의 삶으로 들어왔다. 까칠하고 무서운 사람이지만 그는 가끔 그녀에게 잘해줬다. 그녀에게 일자리도 주고 그녀의 편도 들어주고 그녀가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그녀를 도와주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심연아는 아직도 날뛰고 있었을 것이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진짜 이유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사람도 바로 성연신이었다.

깊은 고민에 빠진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갑자기, 현관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심지안은 온몸을 떨었고 그녀는 성연신이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누구 없어요? 가구 배달 왔는데요.”

“가구 산 적 없거든요. 잘못 오신 거 아니에요?”

“심지안 씨 아니에요?”

“맞아요...”

“그럼 맞아요. 여기로 배송되는 거 맞아요.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가구가 많아요. 복도에 두면 길을 막고 있어서요.”

심지안은 경계심이 가득 찬 얼굴로 슬리퍼를 신고 현관문으로 다가가 밖의 상황을 살폈다.

문밖에는 작업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서 있었고 그의 뒤에는 가죽 소파, TV, 의자 등이 놓여있었다.

그녀는 잠깐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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