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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아쉬움

“네. 할아버지, 그러니 제발 막지 말아 주세요.”

“지금 나와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거구나!”

“할아버지, 용서해 주세요.”

성동철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한순간에 십 년은 늙은 것처럼 보였고, 무력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

한참 후에야 그는 천천히 말했다.

“해외 전문가와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너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해라.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고청민은 그의 고집을 읽고 눈을 깜빡였다. 긴 속눈썹이 갑자기 젖어 들었다.

사실, 그도 할아버지와 몇 년 더 함께하고 싶었다.

집에 돌아오니, 성동철이 연락한 해외 전문가로부터 답변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신의라 불리는 의사가 이미 고청민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고청민은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성동철을 안심시키며 주제를 돌렸다.

“할아버지, 해외로 며칠 다녀오고 싶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갔어요.”

“안 돼. 네 몸 상태로는 그렇게 멀리 갈 수 없어!”

성동철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아직 민채린의 스승에게 도움을 청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청민은 말했다.

“민채린이 해외에 있어요. 그녀가 옆에 있으면 할아버지도 안심하실 거예요.”

“민채린?”

성동철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민채린의 스승에게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거니?”

“제 병에 대해 이미 채린이의 스승님께 여쭤봤어요.”

“결과는 어땠니?”

“스승님께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알려 주셨어요. 하지만 정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래요.”

성동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

결국,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래. 가고 싶다면 가도 좋아.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네 몸에도 좋을 거다.”

게다가 민채린이 옆에 있으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바로 떠나려고 해요.”

“이렇게 갑자기?”

“그냥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예요. 가고 싶을 때 가야죠.”

고청민은 말하며 눈치를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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