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42화 쉬운 여자

“연신아, 이게 다 내 탓이야. 빨리 심지안 씨한테 가봐. 나 신경 쓰지 말고.”

임시연은 착한 여자인 척했다.

한편, 성연신의 안색은 극히 어두워졌다.

“구급차 불렀으니까 금방 올 거야. 그럼 난 먼저 갈게.”

“알았어. 조심히 가.”

멀어져가는 성연신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임시연의 초췌한 얼굴이 점점 음흉하게 변해갔다.

이번 계획이 완벽하게 성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두 사람 사이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감정을 소모한다면 날이 갈수록 쌓여서 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은 끝없는 싸움에 지쳐버리고 말 것이다.

아무리 견고한 사랑이라도 그때가 되면 깨끗이 사라지게 될 거다.

임시연은 천천히 성연신의 외투를 챙겨입고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정리하고는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자리를 뜨려던 그녀는 고청민이 아직까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그 순간, 임시연은 김슬비가 세움의 광고 모델 자리를 탐내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그걸 따낸다면... 심지안이 현재 모델인 건 맞지만, 명품 브랜드의 모델이 어디 한두 명인가?’

그 생각을 한 임시연은 고청민에게 다가가 당당하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임시연이에요.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그 소리에 고개를 든 고청민의 얼굴에 의아함이 가득했다.

임시연은 전혀 어색한 기색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 고청민은 또래보다 조금 더 성숙하고 똑똑한 사람처럼 보였다.

성연신 같은 능구렁이만 아니라면 그녀는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죄송해요. 너무 갑작스러웠죠. 세움 주얼리의 디자인과 컨셉이 정말 훌륭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칭찬을 들었을 때 기본적으로 몇 마디 인사말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고청민은 무뚝뚝한 표정을 지은 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

“네. 물론 친구가 될 기회가 있다면 더 좋고요.”

임시연은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모습은 가식적인 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