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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으악! 사람 살려!”

기윤미는 마치 끓는 물에 덴 것처럼 두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감싼 채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의 얼굴에 붉은 여드름이 하나둘씩 생기고 여드름 속은 온통 고름으로 가득 찼다.

자칫 잘못하면 고름이 흘러나와 얼굴에 잔뜩 묻을 것만 같았다.

피부에 고름이 닿자 마치 황산에 부식된 것처럼 통증이 더 심해졌다.

순간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맵부심이 강한 기윤미에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좀 전에 강책이 했던 말이 무리수는 아니었다. 기윤미는 정말 매운 음식에 부작용을 보였다.

조해인이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

“여보, 왜 그래?”

그가 손을 뻗어 어루만지려 하자 기윤미가 냉큼 막아 챘다.

“다치지 마. 아파 죽겠단 말이야.”

조성열이 황급히 강책에게 물었다.

“강책 씨, 윤미가 왜 이래요? 얼굴에 왜 갑자기 고름이 가득 찬 여드름이 생긴 거죠?”

강책이 대답했다.

“이 닭은 일반 닭들과 조금 달라 사모님의 체질에 안 맞을 겁니다. 거기에 청양고추까지 더하니 충돌이 더 심해져서 갑자기 발병했어요. 사모님이 매운 음식을 잘 드셔서 이만큼 버텨낸 거예요. 보통 사람들은 아마 얼굴 전체가 망가졌을 겁니다.”

이렇게 심각하다고?

뭇사람들은 식겁하여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제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폭식은 금물이라더니 기윤미는 결국 매운 닭볶음탕 요리에 ‘과민’ 하고 말았다.

매운 닭볶음탕 요리가 아무리 맛있어도 그녀에겐 치명적인 음식이었다. 적당히 먹으라는 권유를 아랑곳하지 않으며 술까지 기울이더니 체내 독소의 발효를 가속했다.

의식을 잃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강책이 얼른 물었다.

“제가 침을 챙겨오지 못했어요. 혹시 집에 침 있나요?”

강책은 그녀의 병을 치료해 줄 기세였다.

‘안돼, 이럴 순 없어!’

정말 강책에게 치료를 받게 된다면 기윤미의 체면은 어디에 둬야 한단 말인가? 안 그래도 그의 기를 확 꺾어버릴 참이었는데 졸지에 치료를 받게 된다면 기윤미만 제압당하는 꼴이 된다!

그녀는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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