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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그럼 다행이고요.”

한우식의 말을 들은 뭇사람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치료하기 어려운 큰 병만 아니면 천만다행이었다.

곧이어 한우식이 기윤미에게 약을 몇 첩 지어주었다.

그는 약 처방전을 조해인에게 넘기며 신신당부했다.

“여기 적힌 대로 약을 지으세요. 한시라도 빨리 움직여야 해요. 이 병은 미룰 수 없거든요.”

“네, 알겠어요.”

조해인이 이제 막 약을 지으러 가려는데 강책이 또다시 시큰둥하게 말을 꺼냈다.

“이 처방전 문제 있어요. 사모님께서 이대로 약을 드시면 병을 치료하지 못할뿐더러 설상가상으로 더 심해질 겁니다. 그때 되면 수습하기 힘들어요.”

‘뭐라고?’

한우식은 고개 돌려 언짢은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의사가 가장 꺼리는 말이 바로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한우식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전부 순한 약재들이고 사모님의 체질에 맞춰서 드린 처방인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죠? 게다가 난 사모님의 개인 주치의예요. 사모님의 컨디션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수년간 단 한 번도 약을 잘못 처방한 적이 없는데 당신 따위 외부인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삿대질하는 거죠?”

조해인이 하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의사 선생님, 화내지 말아요. 의사 선생님께서 제 아내의 병을 치료하고 공로를 빼앗을까 봐 걱정돼서 저러는 거예요.”

한우식은 코웃음 치며 쏘아붙였다.

“가소롭군요! 병을 치료하고 목숨을 살리는 일에 어떻게 시기와 질투를 느끼죠? 어이없네요 정말.”

두 사람은 서로 맞장구를 쳐주며 강책의 존엄을 한없이 짓밟았다.

선심을 베풀려다가 졸지에‘공로’ 를 빼앗는다는 죄명을 뒤집어쓰다니, 강책도 그저 어이없을 따름이었다.

조해인은 더이상 아무 말 없이 허둥지둥 처방전대로 약을 구해와 정성껏 달인 후 기윤미에게 먹였다.

기윤미가 약그릇을 들 때 강책이 마지막으로 일침했다.

“사모님,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데 이 약 드시면 안 돼요!”

기윤미는 머뭇거렸다.

아까도 강책의 말을 안 듣다가 발병했는데 지금 또 같은 문제에 부딪혔다. 만약 또 강책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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