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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다들 의아한 눈길로 강책을 쳐다봤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잘난 척 하다니?

한우식이 기윤미의 병을 다 치료했는데 왜 한사코 변명하는 걸까?

조성열은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생각했다.

‘강책 씨가 아무래도 체면을 너무 중히 여기나 봐.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이를 악물고 버티는 걸 거야.’

하지만 사실이 눈앞에 보란 듯이 펼쳐져 있는데 억지로 버틸수록 본인만 더 초라해지는 게 아닐까?

그는 강책에게 이젠 그만하라고 타이르고 싶었지만, 돌연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흘러갔다.

어느덧 5분이 다 되었다.

한우식은 기윤미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고름은 싹 다 없어지고 딱딱한 각질만 남아있어 벗겨내면 그만이었다.

한우식이 손을 뻗어 각질을 벗기려 할 때 놀랍게도 각질과 새 살이 함께 자라고 있었다!

“아니 이게...”

한우식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각질과 새 살이 함께 붙어있다니?

“의사 선생님, 왜 그래요?”

한우식은 말문이 막혀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가 손에 살짝 힘주며 낡은 각질을 떼어내려 하자 기윤미가 곧바로 아프다며 비명을 질렀다.

“아파요, 아프다고요. 지금 대체 뭐 하는 거예요?”

한우식은 이마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망했어, 낡은 각질을 아예 떼어낼 수가 없어.’

그는 기윤미의 울퉁불퉁한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의 용모가 철저히 무너졌다는 걸 알아챘다.

이젠 어떻게 해명해야 하는 걸까?

기윤미도 바보가 아닌지라 한우식의 당황한 모습을 보더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

“거울, 당장 거울 줘봐요!”

곧이어 누군가가 거울을 가져왔다. 기윤미는 거울을 들여다보더니 사색이 되어 말까지 더듬거렸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고름은 없어졌지만 그 자리에 남은 낡은 각질과 새 살이 함께 자라면서 얼굴이 울퉁불퉁해졌다. 마치 비 오는 날 트럭이 지나간 진흙탕 길처럼 추하기 짝이 없었다.

기윤미는 안 그래도 미모에 엄청 신경 쓰는 여자인데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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