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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0화

족장은 다시 한번 인파속에 있는 소유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조금 전과 다르게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신이 치료법을 전수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강책 무리가 궤문증의 치료법과 해독제를 찾은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되면 일이 복잡 해진다. 강책이 궤문증을 치료하게 되면 그가 ‘신의 후계자’라는 말도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족장은 지금까지 이러한 연기로 돈을 챙기고 있었다. 하지만 강책의 등장으로 인해 부락의 주민들은 그를 더 신뢰하고 족장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그는 곧 일어날 일을 예상하며 강책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는 강책도 자신처럼 돈을 벌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이라고 믿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이고, 신의 후계자님이 맞으셨군요. 저희 부락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 친히 찾아와 주시다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궤문증이 해결되었으니 저희 부락은 이제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옆에 있던 물고기자리가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족장님의 부락을 지옥에서 꺼내주신 분께 너무 가소로운 태도를 보이시는 게 아니 신지요?”

족장은 무릎을 꿇으며 강책에게 감사를 표하는 부원들을 보자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강책 무리가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그도 무릎을 꿇어 강책에게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웃긴 상황 속에서도 강책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반대로 장유나는 큭큭- 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족장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렸다. 그는 주먹을 꽉 쥔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고기자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부락에서 궤문증을 앓고 있는 자는 모두 저희를 찾아오십시오. 저희 사부님께서 최선을 다해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그의 한마디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화장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심지어 환자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강책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저는 궤문증을 앓고 있습니다. 치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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