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은 다시 한번 인파속에 있는 소유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조금 전과 다르게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들은 처음부터 신이 치료법을 전수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강책 무리가 궤문증의 치료법과 해독제를 찾은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그렇게 되면 일이 복잡 해진다. 강책이 궤문증을 치료하게 되면 그가 ‘신의 후계자’라는 말도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족장은 지금까지 이러한 연기로 돈을 챙기고 있었다. 하지만 강책의 등장으로 인해 부락의 주민들은 그를 더 신뢰하고 족장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그는 곧 일어날 일을 예상하며 강책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는 강책도 자신처럼 돈을 벌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이라고 믿으며 미소를 지었다.“아이고, 신의 후계자님이 맞으셨군요. 저희 부락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 친히 찾아와 주시다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궤문증이 해결되었으니 저희 부락은 이제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옆에 있던 물고기자리가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족장님의 부락을 지옥에서 꺼내주신 분께 너무 가소로운 태도를 보이시는 게 아니 신지요?”족장은 무릎을 꿇으며 강책에게 감사를 표하는 부원들을 보자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강책 무리가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그도 무릎을 꿇어 강책에게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웃긴 상황 속에서도 강책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반대로 장유나는 큭큭- 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족장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렸다. 그는 주먹을 꽉 쥔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고기자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부락에서 궤문증을 앓고 있는 자는 모두 저희를 찾아오십시오. 저희 사부님께서 최선을 다해 치료해 드리겠습니다!”그의 한마디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화장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심지어 환자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강책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저는 궤문증을 앓고 있습니다. 치료 부탁드립니다.”
한편 족장은 강책의 옆에 서서 그를 도왔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얼굴에서 미소는 사라졌고 안색은 점점 더 나빠졌다. 환자가 치료될 때마다 자신의 계획이 산산조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궤문증에서 벗어나게 되면 지옥불은 사라진다. 지옥불이 사라지면 관광객의 숫자는 떨어지고 그와 동시에 수입도 떨어지게 된다. 족장은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기분이 나빠졌다. 그는 강책을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참자.’족장은 자신을 끊임없이 타일렀다. 강책이 부락을 떠나면 다시 소유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했던 계획을 다시 진행하면 되지 않는가. 혹은 적당한 기회를 찾아 강책을 암살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는 다시 한번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그의 생각대로 일이 순조롭게 흘러갈 리는 없다. 강책이 그렇게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는 현장에 몰려든 모든 사람들의 치료를 끝냈다. 그는 물을 마시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드디어 모든 환자의 치료를 마쳤습니다. 저는 신의 뜻을 순조롭게 전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전수 잘 받았던 것 같습니다.”부락 사람들은 그에게 금과 은을 갖다 바치며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하지만 강책은 손을 흔들며 그들의 성의를 거절했다.“아니요. 저는 신의 뜻을 따라 여러분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보상을 받게 되면 신을 볼 면목이 사라지고 맙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지켜보던 족장은 마음속으로 강책을 욕하기 바빴다.‘별꼴 다 보겠군. 신? 신이 존재하기는 해? 다 돈 벌려는 수작이잖아. 분명히 더 큰 한방을 위해서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거야. 과한 욕심은 곧 죽음이지. 기다려, 내가 널 친절히 죽여 줄 테니까.’이때, 강책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손을 모아 사람들에게 인사했다.“궤문증의 치료는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지옥불을 다시 진행하는 것입니다.”그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마스터, 병이 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죄인을 찾는 방법이었다. 화장대에 올라간 사람들도, 주위 사람들도 모두 죄인으로는 보이지 않았다.이때, 장유나가 두 손을 공손히 모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누가 죄인인지는 이미 신이 알려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그에게 속고 있는 것뿐입니다.”정말 그런 죄인이 존재한단 말이야? 사람들은 모두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장유나는 몸을 돌려 창백한 안색을 하는 족장을 가리키며 말했다.“그 죄인은 바로 여러분의 족장입니다.”현장에 있던 부락 주민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족장이 어떻게 죄인이란 말인가. 같은 시각, 족장도 예상치 못한 그녀의 행동에 마음이 철렁했다.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족장은 장유나에게 화를 냈다.“이봐요! 근거 없는 소문은 퍼트리시면 안 됩니다!”이어서 강책이 나서서 입을 열었다.“저 사람의 말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신께서는 이미 죄인이 족장님이라고 말씀 해주셨습니다.”강책의 말 한마디에 민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방금 전 궤문증을 치료한 덕분에 그는 부락 주민들에게 큰 신뢰를 얻었다. 주민들은 하나 둘 씩 의심과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족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족장도 놀란 마음에 두 걸음 뒷걸음쳤다.“여러분, 침착하세요. 절대로 이 외부인에게 속으면 안 됩니다.”“족장님, 이제 그만 하셔도 됩니다. 왜 신이 당신에게 실력을 전수하지 않으셨는지, 그 이유를 아십니까?”“당신에게 반성할 수 있는 지옥불의 기회를 드린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았어요. 신은 그에 실망했고요.”“왜 신이 저에게만 치료법을 전수했는지 궁금하셨죠?”“그건 신께서 당신에게 실망하셨기 때문입니다. 신은 당신이 사람들 앞에서 죄를 뉘우칠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런 것일 거라고 말씀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당신의 죄를 씻게 도와주라고 부탁을 하신 겁니다.”강책도 족장만큼 뻔뻔하게 연기를 이어 나갔다. 그의 말은 부락 주민들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족장이 만든 이야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주민들은 모두 분노했다. 그의 이야기 때문에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을 당한 것이다.물고기자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크게 외쳤다.“여러분들이 지금까지 겪은 불행들 전부 족장의 짓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무고한 사람을 불에 태움으로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이 죄인이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 죄인이란 말입니까! 이러한 인간이야말로 지옥불을 당해야 하지 않습니까!”그의 말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주민들은 더욱더 크게 분노하며 족장에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머릿속에 지금까지 무고하게 죽은 주민들과 궤문증으로 인해 힘들었던 나날들이 떠올랐다. 그들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 찼다. 주민들은 족장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에게는 족장을 산채로 죽이고 싶은 심정이 가득했다. 같은 시각, 족장은 이미 두려움에 이성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는 무리에 있는 소태유를 향해 소리쳤다.“소 사장님, 살려주세요!”그의 외침으로 인해 소태유가 족장과 같은 편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장유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크게 소리 질렀다.“소 사장이라는 인간도 족장과 함께 궤문증을 만들어서 수많은 희생을 만든 사람입니다! 여러분, 절대로 쉽게 풀어줘서는 안 됩니다!”소태유는 도망치려 했지만 도망 칠 곳은 없었다. 그는 두 걸음도 떼지 못한 채로 주민들의 공격에 의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는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화장대 위로 던져졌다.곧이어 그와 같이 행동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씩 화장대 위로 던져졌다. 족장까지 포함해서 총 8명이었다. 8명이 ‘궤문증계획’에 참여하여 부락에 불행을 불러왔다.족장은 거짓된 소문을 퍼뜨리며 주민들을 지옥불로 죽게 했고, 관광객들을 통해 큰돈을 손에 넣었다.그렇게 그들의 모든 음모는 강책에 의해 폭로되었다. 그는 마스터인 척 연기를 하며 주민들의 궤문증을 치료해 주었고, 그와 동시에 족장의 죄를 만천하
주민들은 강책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선물을 받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진짜 목적’을 드러냈다. 그는 헛기침을 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실 제가 꼭 필요로 하는 것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을 도운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주민들은 그의 솔직한 발언에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실, 그들에게는 신앙 하나가 있었다. 도와준 사람에게는 무조건 최선을 다해 보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당신은 저희의 은인이십니다. 뭐든 말씀해 주세요.”“말씀만 하시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 얻어 오겠습니다.”“생명을 바쳐서라도 드리겠습니다.”강책은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여러분들의 목숨까지 내세울 필요는 없습니다.”곧이어 그는 화장대를 가리키며 대답했다.“제가 원하는 건, 저 성화입니다. 이에 주민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그의 부락의 주민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성화를 남에게 주지 않는 것이 부락의 규칙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강책에게는 큰 은혜를 빚졌고 그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그들의 신앙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었다.한 주민이 나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성화가 존재하는 이유는 저희의 신앙을 지지해 주기 위함입니다. 당신은 저희를 살려준 은인입니다. 은인에게 성화의 일부분을 나눠주는 것은 저희의 신앙을 나누어주는 것과 같은 것이니, 가져가셔도 좋습니다.”다른 사람들 모두 그의 의견에 하나 둘 씩 동의를 표했다. 이때, 물고기자리와 장유나가 서로를 바라보며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방금 전 제일 먼저 나서 큰 소리로 말한 주민은 강책이 찾은 ‘연기자’였다.강책도 성화가 부락의 성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부락을 도와줬다고 해도 성화를 가져가기에는 쉽지 않았다. 그들은 또 다른 대책을 세워 인파 속에 ‘보험’을 심어 넣은 것이다.‘연기자’는 부락 주민으로 꾸미며 기회를 노리다가 강책의 신호 하에 방금 전 그 말을 뱉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강책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고,
강책의 도움 덕에 부락은 궤문증의 음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머지않은 미래, 그들은 ‘선함’을 1순위 두고 새로운 족장을 뽑았다. 관광객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수입이 적어질 수 있긴 했지만 이렇게 하면 그들은 다시 진정한 성화 부락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주민들은 강책과 그의 무리들에게 풍요로운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마지막까지 배웅을 해주는 친절함을 베풀었다.다음 목적지는 성수 부락이다. 두 마을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성화 부락 족장이 편지를 써서 강책에게 주었다. 족장은 성수 부락의 성녀에게 편지를 주면 그에게 큰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그들에게 알려주었다. 마지막 작별 인사에서는 모든 주민들이 나와 그들을 바래다 주었다. 새로운 족장이 입을 열었다.“강 선생님, 도착하신 후에도 경계를 푸셔서는 안 됩니다. 요 며칠 동안 성수 부락에 뭔가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합니다. 저희 주민이 도우려고 했었는데 궤문증 때문에 가지 못했어요. 주의하셔야 합니다.”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강책의 인사 끝으로 세 사람은 성화 부락을 떠났다. 물고기자리는 차에 돌아온 후, 이내 기쁜 표정을 지었다.“이제 마지막 하나만 남았습니다. 신의 물만 얻으면 오행을 모두 얻게 되는 겁니다. 그때가 되면 연산시로 돌아가 용의 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신태열을 정면으로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게 될 겁니다.”말처럼 순조로우면 좋겠지만 신의 물을 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용의 물을 얻는 다고 해도 앞으로 어떤 상황이 일어나게 될지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장유나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성수 부락에서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 하니 좀 걱정이 되네요. 궤문증과 비슷한 일이라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하하, 더 좋은 거 아닙니까? 신의 물을 얻으려면 그 전제로 선한 일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번에 저희가 성수 부락을 구하면 신의 물은 손쉽게 얻게
오랜 기다림 끝에 성녀는 편지를 접더니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여봐라, 손님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어라.”세 사람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순식간에 의자가 놓였고, 풍성한 과일을 세 사람에게 대접했다. 그들은 손님에 대한 예의를 차리며 친절함을 아끼지 않았다. 성수 부락은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갈렸다. 냉정하게 거절하거나 열정적으로 예의를 차리거나. 성녀는 강책과 그의 무리가 자리에 앉고 난 후에야 말을 꺼냈다.“귀하들께서 성화 부락을 도왔다는 소식은 저도 들은 바가 있습니다. 선한 자들에게 저희 성수 부락은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이곳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저희가 한 일은 목적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말씀하시는 선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곳에 온 이유도 다름 아닌 부락의 신의 물을 얻기 위해서입니다.”편지에도 그들의 목적은 적혀 있었다.“귀하께서는 참 솔직하십니다. 하지만 신의 물을 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선한 일을 하시고, 부락 주민의 인정을 얻어야만 신의 물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알고 있습니다. 성녀님, 만약 곤란하신 일이 있으시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성녀는 강책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곧이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귀하들의 등장이 하늘의 계시일지도 모르겠군요. 마침 부락에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만약 이 일을 해결해 주신다면 신의 물을 가져가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성화 부락의 족장이 미리 귀띔해 주었던 일이 분명했다.“성수 부락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말씀 해주시지요.”그의 질문에 성녀의 표정은 천천히 굳어졌다. 그녀의 표정으로 보아 그들도 ‘궤문증’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실, 요즘 부락에 ‘식여귀(여자만 잡아먹는 괴물)’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강책 무리는 처음 듣는 이름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성녀는 조금씩 식여귀에 대한 일을 알려주었다...과거의 성수 부락은 아름답고, 열
신부가 실종 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여자 관광객 한 명이 실종 하는 일이 또 벌어졌다.방금 전 까지만 해도 무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돌아 다녔는데… 무리가 정신 차리고 여자를 찾았을 때, 여자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아무리 찾아도 머리카락 하나 나오지 않았다. 연이은 실종 사건으로 인해 ‘식여귀’가 부락에 존재한다는 괴담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더 무서운 사실은 따로 있었다. 식여귀가 평소에는 사람인 척 위장하고 정상인처럼 행동하고, 사냥할 때는 커다란 날개를 꺼내 익룡과 같은 모습으로 변한 후 독을 뿜어 사람을 기절 시키고 납치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져갔다.어느 순간부터 소문은 점점 더 괴이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 탓에 사람들도 점점 더 주의를 하기 시작했다. 예쁘고 젊은 여자들은 밤에 출가를 금했고, 낮에는 무리를 지어 움직였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었다. 세 번째 실종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아직 성인도 되지 않은 18살의 여자아이가 실종 되었다. 여자아이는 부모님을 따라 부락을 방문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부모의 시선에서 떨어진 지 1분도 되지 않아 사라져 버렸다. 흔한 증거조차도 찾을 수 없었기에 그녀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알 도리가 없었다. 이를 통해 식여귀는 낮에도 사람을 납치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실종 사건이 일어난 후, 성수 부락의 명성은 그대로 바닥을 쳤다. 관광객들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한 달 사이에 관광객이 60%가 줄어 들었다. 하지만 실종 사건은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고 있었다. 물론 성수 부락의 주민들도 식여귀의 범행을 피할 수 없었다.그렇게 3개월 안에 총 12건의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 중 8명은 관광객, 나머지 4명은 부락의 주민이었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이가 17~24세 남짓한 체중이 40~50kg가 넘지 않는 젊고 예쁜 여자들이라는 것이었다. 어느 한 가지가 범위를 넘어서거나 외모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