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강책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선물을 받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진짜 목적’을 드러냈다. 그는 헛기침을 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실 제가 꼭 필요로 하는 것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을 도운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주민들은 그의 솔직한 발언에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실, 그들에게는 신앙 하나가 있었다. 도와준 사람에게는 무조건 최선을 다해 보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당신은 저희의 은인이십니다. 뭐든 말씀해 주세요.”“말씀만 하시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 얻어 오겠습니다.”“생명을 바쳐서라도 드리겠습니다.”강책은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여러분들의 목숨까지 내세울 필요는 없습니다.”곧이어 그는 화장대를 가리키며 대답했다.“제가 원하는 건, 저 성화입니다. 이에 주민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그의 부락의 주민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성화를 남에게 주지 않는 것이 부락의 규칙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강책에게는 큰 은혜를 빚졌고 그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그들의 신앙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었다.한 주민이 나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성화가 존재하는 이유는 저희의 신앙을 지지해 주기 위함입니다. 당신은 저희를 살려준 은인입니다. 은인에게 성화의 일부분을 나눠주는 것은 저희의 신앙을 나누어주는 것과 같은 것이니, 가져가셔도 좋습니다.”다른 사람들 모두 그의 의견에 하나 둘 씩 동의를 표했다. 이때, 물고기자리와 장유나가 서로를 바라보며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방금 전 제일 먼저 나서 큰 소리로 말한 주민은 강책이 찾은 ‘연기자’였다.강책도 성화가 부락의 성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부락을 도와줬다고 해도 성화를 가져가기에는 쉽지 않았다. 그들은 또 다른 대책을 세워 인파 속에 ‘보험’을 심어 넣은 것이다.‘연기자’는 부락 주민으로 꾸미며 기회를 노리다가 강책의 신호 하에 방금 전 그 말을 뱉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강책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고,
강책의 도움 덕에 부락은 궤문증의 음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머지않은 미래, 그들은 ‘선함’을 1순위 두고 새로운 족장을 뽑았다. 관광객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수입이 적어질 수 있긴 했지만 이렇게 하면 그들은 다시 진정한 성화 부락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주민들은 강책과 그의 무리들에게 풍요로운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마지막까지 배웅을 해주는 친절함을 베풀었다.다음 목적지는 성수 부락이다. 두 마을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성화 부락 족장이 편지를 써서 강책에게 주었다. 족장은 성수 부락의 성녀에게 편지를 주면 그에게 큰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그들에게 알려주었다. 마지막 작별 인사에서는 모든 주민들이 나와 그들을 바래다 주었다. 새로운 족장이 입을 열었다.“강 선생님, 도착하신 후에도 경계를 푸셔서는 안 됩니다. 요 며칠 동안 성수 부락에 뭔가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합니다. 저희 주민이 도우려고 했었는데 궤문증 때문에 가지 못했어요. 주의하셔야 합니다.”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강책의 인사 끝으로 세 사람은 성화 부락을 떠났다. 물고기자리는 차에 돌아온 후, 이내 기쁜 표정을 지었다.“이제 마지막 하나만 남았습니다. 신의 물만 얻으면 오행을 모두 얻게 되는 겁니다. 그때가 되면 연산시로 돌아가 용의 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신태열을 정면으로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게 될 겁니다.”말처럼 순조로우면 좋겠지만 신의 물을 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용의 물을 얻는 다고 해도 앞으로 어떤 상황이 일어나게 될지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장유나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성수 부락에서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 하니 좀 걱정이 되네요. 궤문증과 비슷한 일이라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하하, 더 좋은 거 아닙니까? 신의 물을 얻으려면 그 전제로 선한 일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번에 저희가 성수 부락을 구하면 신의 물은 손쉽게 얻게
오랜 기다림 끝에 성녀는 편지를 접더니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여봐라, 손님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어라.”세 사람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순식간에 의자가 놓였고, 풍성한 과일을 세 사람에게 대접했다. 그들은 손님에 대한 예의를 차리며 친절함을 아끼지 않았다. 성수 부락은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갈렸다. 냉정하게 거절하거나 열정적으로 예의를 차리거나. 성녀는 강책과 그의 무리가 자리에 앉고 난 후에야 말을 꺼냈다.“귀하들께서 성화 부락을 도왔다는 소식은 저도 들은 바가 있습니다. 선한 자들에게 저희 성수 부락은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이곳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저희가 한 일은 목적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말씀하시는 선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곳에 온 이유도 다름 아닌 부락의 신의 물을 얻기 위해서입니다.”편지에도 그들의 목적은 적혀 있었다.“귀하께서는 참 솔직하십니다. 하지만 신의 물을 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선한 일을 하시고, 부락 주민의 인정을 얻어야만 신의 물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알고 있습니다. 성녀님, 만약 곤란하신 일이 있으시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성녀는 강책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곧이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귀하들의 등장이 하늘의 계시일지도 모르겠군요. 마침 부락에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만약 이 일을 해결해 주신다면 신의 물을 가져가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성화 부락의 족장이 미리 귀띔해 주었던 일이 분명했다.“성수 부락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말씀 해주시지요.”그의 질문에 성녀의 표정은 천천히 굳어졌다. 그녀의 표정으로 보아 그들도 ‘궤문증’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실, 요즘 부락에 ‘식여귀(여자만 잡아먹는 괴물)’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강책 무리는 처음 듣는 이름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성녀는 조금씩 식여귀에 대한 일을 알려주었다...과거의 성수 부락은 아름답고, 열
신부가 실종 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여자 관광객 한 명이 실종 하는 일이 또 벌어졌다.방금 전 까지만 해도 무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돌아 다녔는데… 무리가 정신 차리고 여자를 찾았을 때, 여자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아무리 찾아도 머리카락 하나 나오지 않았다. 연이은 실종 사건으로 인해 ‘식여귀’가 부락에 존재한다는 괴담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더 무서운 사실은 따로 있었다. 식여귀가 평소에는 사람인 척 위장하고 정상인처럼 행동하고, 사냥할 때는 커다란 날개를 꺼내 익룡과 같은 모습으로 변한 후 독을 뿜어 사람을 기절 시키고 납치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져갔다.어느 순간부터 소문은 점점 더 괴이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 탓에 사람들도 점점 더 주의를 하기 시작했다. 예쁘고 젊은 여자들은 밤에 출가를 금했고, 낮에는 무리를 지어 움직였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었다. 세 번째 실종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아직 성인도 되지 않은 18살의 여자아이가 실종 되었다. 여자아이는 부모님을 따라 부락을 방문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부모의 시선에서 떨어진 지 1분도 되지 않아 사라져 버렸다. 흔한 증거조차도 찾을 수 없었기에 그녀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알 도리가 없었다. 이를 통해 식여귀는 낮에도 사람을 납치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실종 사건이 일어난 후, 성수 부락의 명성은 그대로 바닥을 쳤다. 관광객들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한 달 사이에 관광객이 60%가 줄어 들었다. 하지만 실종 사건은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고 있었다. 물론 성수 부락의 주민들도 식여귀의 범행을 피할 수 없었다.그렇게 3개월 안에 총 12건의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 중 8명은 관광객, 나머지 4명은 부락의 주민이었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이가 17~24세 남짓한 체중이 40~50kg가 넘지 않는 젊고 예쁜 여자들이라는 것이었다. 어느 한 가지가 범위를 넘어서거나 외모
성녀도 당연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식여귀’는 그저 전설에만 존재하는 괴물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모든 죄를 식여귀에게 뒤집어씌우는 방법밖에 없어요. 다르게 설명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요.”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실종된 사람들 모두 나이, 외모, 몸매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여자들입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저희들도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있었습니다.”범인의 목적은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성욕 해소를 위해 납치를 하며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었다. 이미 3개월이나 지난 지금, 납치당한 여자들은 모두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들의 가족들도, 친구들도 모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실종자가 12명이나 되지만, 범인은 어떠한 증거도 남기지 않았어요. 심지어 저희 부락은 집집마다 조사까지 마쳤습니다. 성수궁도 빠지지 않고 조사했지만 아무런 흔적도 나오지 않았어요. 진범이 피해자들을 어디에 숨겼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이때, 강책이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피해자 12명은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든 적어도 살아 있기는 할 겁니다.”강책의 추측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성녀가 다급하게 그에게 물었다.“무슨 근거로 살아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시는 겁니까?”“시체를 처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부락 주민의 엄격한 감시 아래에 시체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어요. 시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역겨운 냄새의 정도가 심해집니다. 아무리 땅속에 묻는다고 해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지금까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강책의 말 대로 12명의 실종자는 살아있을 가능성이 컸다.“그리고 12명의 여자를 동시에 거둬들이기도 쉽지 않아요. 일단 범인은 굉장히 넓은 방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분명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남에게 발견되지 않을 만큼 구
성녀가 강책 무리를 향해 말했다.“좋은 제안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안전하게 묵을수 있는 곳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돌아다니실 때도 경계심을 꼭 지니셔야 합니다.”그녀는 말을 이어 나가며 장유나를 주시했다. 강책과 물고기자리는 건장한 몸을 가진 덕분에 그리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유나는 범인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나이, 외모, 몸매 모두 범인이 좋아할 만한 여자였기 때문이다. 세 사람 중 제일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은 다름이 아닌 장유나였다. 그녀는 민망한 듯 헛기침을 했다.“성녀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의하겠습니다.”“돌아다니지 않는 게 좋습니다만, 실종자 중 2명은 집 안에서 실종되었다고 합니다.”장유나는 그녀의 말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물고기자리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집에서도 실종이 가능하다고요? 허허, 보아하니 식여귀의 존재가 진짜 있을지도 모르겠네요.”“저는 식여귀의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부락 사이에 소문이 퍼지는 바람에 식여귀에게 자신의 딸, 아내를 풀어 달라는 기도를 하면서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저희 부락은 곧 사라지고 말 겁니다.”사람들의 마음이 사라지면 부대를 이끌기가 어려워진다. 성녀는 장유나에게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다.“혹시 몰라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자신을 좀 더 추하게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뚱뚱하게, 늙어 보이게 꾸미면 범인의 공격을 피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상, 지금 부락 대부분의 젊은 아가씨들도 안전을 위해 못생기게 분장하고 다니고 있습니다.”강책과 그의 무리는 그제야 성수 부락 여자들의 겉모습을 떠올렸다. 낡은 옷차림, 흑색 빛의 안색을 하고 있는 여자가 대부분 이었다. 심지어 많은 여자들은 ‘식여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폭식을 하고 잠을 청하며 살을 찌우기도 했다. 식여귀의 공격 대상이 되는 것보다는 살을 찌우는 게 더 안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재벌 집안의 아가씨로 살아온 장유
그날 밤.강책과 장유나가 같은 방을 쓰고, 물고기자리가 혼자 방을 썼다. 장유나는 방문을 잠그고 커튼을 쳤다. 그녀는 테이프를 꺼내 창문에 ‘X’ 자로 붙이기 까지 했다. 그녀의 행동에 강책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창문까지 잠그시면 답답해서 어떻게 주무실 생각 이십니까.”장유나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큰 방이 답답할 리가 없잖아요. 게다가 창문이랑 문에는 모두 틈이 있어요. 틈으로도 공기가 통하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이불을 피는 강책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았다.오늘 밤 편하게 자긴 글렀군.한편, 장유나는 방 안을 꼼꼼히 살피며 감시 카메라의 설치 여부까지 확인했다. 그녀는 ‘식여귀’의 존재에 놀란 것이 분명했다.“거리에서는 그렇다 쳐도, 어떻게 집 안에서 까지 실종이 가능할까요? 식여귀의 몸이 크다고 하지 않았나요? 날개까지 피면 5~미터나 된다고 들었는데, 방 안에서 움직일 수가 없잖아요.”황당한 질문에 강책은 고개를 흔들었다.“식여귀는 정상인으로도 바뀐다고 했잖아요. 어쩌면 사람의 몸으로 상대를 기절 시킬 수도 있어요.”“그럴 가능성이 크겠네요! 아, 이제는 아무도 믿을 수가 없어요. 정말이지, 진짜로 못생기게 꾸며야 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요.”하지만 장유나는 못생기게 분장하고, 살을 찌워야 하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한 뒤, 베개와 테이프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얼마 뒤, 화장실에 나온 그녀의 몸은 2배 이상 커져 있었다.“어때요, 뚱뚱해 보이나요?”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몇 배는 늘어난 것 같습니다.”“훗, 제가 베개를 몇 등분으로 나누어서 몸에 감았거든요. 살이 찐 것 같지만 단지 시각 효과일 뿐이죠. 이렇게 하면 못생겨질 걱정은 할 필요 없겠어요.”“하지만 유나 씨의 얼굴은 여전히 말랐는데요?”“괜찮아요. 내일 좀 부해 보이는 화장을 하면 돼요.”강책은 화장에도 그러한 기술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 눈치였다. 곧이어
"제 추측이 맞다면 저 남자 식여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강책이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남자요?"장유나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3개월 동안 못 잡았던 범인을 강책이 오자마자 잡게 생겼다니? 이렇게 되면 부락을 위해 공헌을 하겠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생기지 않았는가?"저쪽으로 가보죠."강책이 말을 하며 남자에게 다가가자 장유나가 그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방에서 나와 성단으로 가 물고기자리와 만났다.성녀는 대전의 성좌에 앉아 있었고 옆에는 두 명의 부하가 경건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사람들은 성단에 도착한 뒤, 대부분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은 성단의 내부에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던 그때, 상의를 입은 건장한 남자가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데리고 들어갔다."무릎 꿇어!"남자가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바닥으로 눌러 무릎을 꿇게 만들더니 자기도 무릎을 꿇은 뒤 두 손으로 주먹을 안고 성녀에게 말했다."성녀님, 여자를 죽인 범인을 잡았으니 처벌해 주시기 바랍니다."그 말을 들은 성녀가 남자와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번갈아 보더니 오히려 실망한 얼굴로 말했다."주삼아,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고강이 범인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그런데 왜 이렇게 고강을 물고 늘어지는 거야?"성녀는 두 사람의 상황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었다.건장한 몸을 가진 남자는 부락에서 돼지고기를 파는 것으로 생업을 이어 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사람들은 평소 그를 주삼이라고 불렀다. 그의 딸이 한 달 전 실종된 후로 그는 딸을 찾아내기 위해 미친 것처럼 들쑤시고 다녔다.고강이라고 불리는 남자도 부락의 사람이었는데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3년 전, 고강은 술에 취해 여자의 옷을 벗기려다 그 여자에게 한바탕 얻어맞고 몇 달간 감옥살이를 하고 벌금까지 냈었다.이 일은 꽤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고강에 대한 부락 사람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도둑질과 추행을 일삼으며 경찰서를 자주 들렀다.부락 사람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