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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아름다운 아가씨, 오늘 밤 당신과 춤 한 번 같이 출 수 있을까요?”

남자는 손을 내밀어 살짝 몸을 숙이며 양복 차림을 하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

아래층에 있던 엄지연에게 누군가 다가와 춤을 추자고 했다.

그녀의 꼬투리를 잡지 못해 안달이 난 여자들의 눈에 이 장면은 남자를 낚는 엄지연의 모습으로 비쳤다.

“엄지연 씨 아니야? 지연 씨가 어떻게...”

연가희는 뭔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발견한 듯 일부러 멈칫했고 이 모습은 연가희뿐만 아니라 발코니 옆에 있는 엄경준과 백세훈도 똑똑히 보았다.

방금 아래층 여자들 사이에서 주고받은 대화조차 다 듣고 있었다.

싱긋 웃으며 아래층 사람들을 보고 있던 백세훈은 뭔가 생각난 듯했다.

‘지연 씨가 전에 경준이한테 놀러 가자고 졸랐던 것 같은데? 그게 하늘 리조트였어? 두 사람은 헤어졌는데 오늘 경준이가 여기로 오자고 한 건 설마...’

백세훈은 연가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물었다.

“오늘 밤 날 여기로 부른 게 설마 엄지연 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야?” 엄경준의 비밀스러운 속내를 발견한 듯 그는 말을 마치고 씩 웃었다.

엄경준은 얼굴을 찡그리며 언짢은 어투로 연가희 앞에서 그렇게 물어서는 안 된다는 듯 말했다.

“그런 농담은 하지 마. 가희가 놀러 오고 싶다고 해서 왔어.”

“그래, 그동안 내가 너랑 경준이 보살핌 많이 받았잖아. 안 그러면 이렇게 빨리 회복하지도 못했을 거야. 그래서 너랑 경준이를 초대해서 놀자고 한 거야.”

달콤하게 웃으면서 설명하는 연가희는 백세훈이 아무리 쏘아붙여도 친절하게 대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백세훈은 와인잔을 내려놓더니 혀끝을 입천장에 대며 ‘쯧’ 소리를 냈다.

‘내숭 참 잘 떤다.’

아래층에 있는 엄지연은 남자의 초대에 응한 듯 그의 손에 자기 손을 얹었다.

여유롭게 아래층을 보고 있는 백세훈은 친구와 엄지연의 이별을 받아들인 듯했다.

“지연 씨는 얼굴도 예쁘고 조건도 나쁘지 않은데 벌써 남자들이 쫓아다니는 걸 보니 곧 새 남자 친구가 생길 것 같네.”

백세훈은 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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