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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설명하지 않자 연가희도 묻지 않았는데 말이 필요없이 그저 엄경준이 그녀를 선택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틀 동안 엄경준은 항상 연가희의 곁을 지켰다. 필요한 업무와 저녁에 휴식할 때를 빼고 항상 그녀와 함께 있었다. 한가지 고민이 있다면 두 사람은 별다른 진전이 없었는데 그저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 안는 정도에서만 그쳤다.

연가희는 아직 해야할 않은 일이 있어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그리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엄경준이 그녀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그녀는 불만이 많았다. 명확한 고백이 없이 그의 여자친구가 된다면 신분이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즉 그녀는 명분이 없는 여자라는 뜻이다.

엄경준의 여자가 되어 주변에 알리며 그에게 청혼을 받고 혼인신고를 한 합법적 부부관계가 되어야만 연가희는 비로소 마음을 놓을 것 같았다.

차가 멈춰 섰지만 연가희의 생각은 멈출 수 없었다.

케리 파크는 임해시 최고급 주택이다.

연가희가 퇴원한 후 엄경준은 그녀를 이곳에 머물게 했다. 복층으로 되어 몇억에 달하는 부동산을 입주 첫날 엄경준이 선물로 연가희에게 주었고 등기서류에도 그녀의 이름을 적었다.

연가희는 엄경준의 성의에 만족했다.

엄경준은 한 손으로 연가희의 하얀색 캐리어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연가희를 부축하며 지하주차장 안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올라가 그녀를 집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경준아, 이대로 갈래?”

연가희는 입을 살짝 내밀고 애교를 부렸다.

엄경준은 캐리어를 거실에 놓으며 말했다.

“응. 오후 회사에 일이 있어서 바로 회사로 가야 해. 3일 동안 너랑 노느라고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밀렸어.”

엄경준은 평온한 어조로 설명했다.

3년 전에 연가희에게 했던 약속을, 3년 동안 사라졌던 그녀가 돌아왔으니 마땅히 약속을 지켜 보상해줘야 한다.

‘마땅히?’

분명 그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은 연가희이고 그녀와 함께 놀러 가는 것은 커플로서 당연한 건데 왜 그는 ‘마땅히’라는 말을 썼을까?

미션을 완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엄경준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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