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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그럼 내가 도와줄게.”

연가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에 엄경준은 덤덤하게 대꾸했다.

사실 그는 다른 사람이 짐 정리해주는 걸 썩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연가희가 상처를 받을 수 있기에 엄경준은 그녀가 도와주게 내버려 뒀다.

어차피 그저 옷 몇 벌일 뿐이니 말이다.

캐리어를 다 싸고 나니 마침 백세훈도 캐리어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가자.”

엄경준은 두 사람과 함께 나란히 룸을 나섰다.

백세훈은 밖으로 걸어 나가면서도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메시지에 답장했다.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고 눈이 예쁘게 휘어진 것이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백세훈은 엄경준과 가는 길이 달랐기에 먼저 가보겠다고 했다.

“그래.”

이에 엄경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먼저 보냈다.

연가희의 캐리어까지 들어준 탓에 엄경준의 양손은 모두 캐리어에 묶여 있었다.

장수철은 차 안에서 대기하다 엄경준이 다가오는 것을 보더니 서둘러 차에서 내려 얼른 그의 손에 있는 두 개의 캐리어를 트렁크에 담았다.

“대표님, 차에 타시죠.”

그러고는 뒷좌석 문을 열고 엄경준을 향해 말했다.

“응.”

엄경준은 담담하게 대답한 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그러자 그때 뒤에 서 있던 연가희가 달콤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경준아.”

엄경준은 그녀의 부름에 뒤를 돌아 연가희를 바라보았다. 불러놓고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엄경준은 잠깐 뭔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챈 듯 연가희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열려 있는 문으로 향했다.

엄경준의 행동에 연가희는 무척이나 기뻤다.

그녀는 두 눈이 반달 모양이 되게 눈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이내 엄경준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엄경준은 신사답게 연가희를 먼저 차에 태우고 문을 닫아준 후 유유하게 반대편 걸어가 차량에 올라탔다.

장수철은 그런 엄경준과 연가희를 넌지시 바라보았다.

대표님을 위해 문을 열어준 게 결과적으로 연가희를 위한 게 되어버렸지만 크게 문제 될 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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