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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엄호진의 눈빛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 엄경준은 엄호진의 말을 들은 후 그를 바라보다가 조 사장의 득의만면한 눈빛과 마주쳤다.

‘람미의 대출을 부결하니 여기서 태클을 거는 거야? 윤성 그룹의 부대표로서 페이퍼컴퍼니로 그룹의 자금을 조달하다니. 둘째 삼촌은 나이 들수록 더 어리석어지네.’

최근 몇 년 동안 엄호진이 경영하는 프로젝트의 수익이 점차 줄어들었고 오히려 점점 더 많은 어중이떠중이 친구들에게 대출을 해주었는데 엄경준은 알면서도 눈감아 주었다.

할아버지의 체면을 봐서가 아니었다면 그는 진작에 엄호진의 부사장직을 해임하고 더 유능한 사람으로 바꿨을 것이다.

“조 사장은 경력이 많지만 줄곧 전통 업무를 관리했어요. 신에너지 기술개발은 젊은이들이 해야 해요.”

엄경준은 화를 내지 않아도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다. 둘째 삼촌이 여러 사람 앞에서 반대해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하 본부장은 경력이 조 사장못지 않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승진했다는 것만으로도 능력을 입증할 수 있고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연구도 해왔기 때문에 잘 관리할 것으로 믿어요.”

부대표는 자신이 대표의 삼촌이라는 신분을 믿고 회사에서 다른 사람이 따낸 프로젝트를 가로채는 일을 많이 했는데 하 본부장도 신에너지 프로젝트가 부대표님에게 빼앗길까 봐 조마조마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던 그는 대표님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

나머지 임원들은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봐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들여다보며 잠자코 있었다.

엄호진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빨개졌다.

‘엄경준, 무슨 뜻이야? 내가 나이 들었으니 물러나라는 거야? 내가 회사를 관리할 때 넌 아직 젖먹는 갓난아기였어. 내가 친삼촌이고 어른인데 감히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말대꾸해?’

엄호진은 화가 나서 책상을 두드리며 신에너지 프로젝트를 빼앗으려는 목적을 이루려말을 더 하려 했다.

“다른 의견이 있어요? 없으면 오늘 미팅은 여기까지 할게요.”

엄경준은 정색해서 말을 마친 후 엄호진을 보지도 않은 채 제일 먼저 회의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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