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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경준 형, 세훈 형.”

성연우는 반갑게 인사했다.

“연우구나.”

백세훈이 입을 열었다.

엄경준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인사를 대신했다.

엄지연의 눈동자에 의아함이 스쳐 지나가며 소년을 돌아보았다.

‘아는 사이인가?’

백세훈이 입을 열어 그녀에게 설명했다.

“백씨 가문, 엄씨 가문, 성씨 가문은 임해에서 오랫동안 서로 왕래가 있었어요.”

엄지연은 그제야 깨달았다. 어쩐지 비싼 차를 타고 주차장에서 무법천지로 운전한다고 했더라니 부잣집 아들이었다.

성연우는 그녀의 표정으로 주차장 일을 떠올린다는 것을 눈치채고 다소 억울한 목소리로 불렀다.

“누나.”

이 누나라는 호칭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굳어버렸다.

줄곧 투명 인간처럼 옆에서 겉돌던 연가희는 자신이 무시당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가 엄경준에게 몸을 가까이 붙이고 그의 품에 안기다시피 한 채 고개를 젖히고 그윽하게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어제 퇴원했어요. 그동안 내가 병원에서 지내느라 답답했을까 봐 경준이랑 특별히 같이 놀러 왔는데 우연히 엄지연 씨를 만나게 될 줄 몰랐네요.”

“그날 병원에서의 일은 경준이가 말해줬어요. 제가 그때 엄지연 씨의 말을 잘못 듣고 오해했어요. 엄지연 씨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뜻 듣기엔 사과하는 말 같아도 자기는 엄경준의 사람이며 그만이 그녀에게 뭐라 할 수 있다고 으스대는 것 같았다.

엄지연은 못 알아들은 척했고 어쩌다 그들과 마주쳤는지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다.

담담한 시선으로 두 사람을 힐끗 보던 그녀는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

“연가희 씨 본인 잘못인 걸 알았으면 다시는 그런 실수하지 마세요.”

연가희의 웃음이 사라지더니 입꼬리를 내리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왜 저래? 나는 아무 말 안 했는데?’

“이미 지나간 일 더 꺼내지 말지.”

투명 인간과 다를 바 없었던 엄경준이 입을 열어 연가희를 도와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줬다.

“응, 경준이 네 말대로 할게.”

연가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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