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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그때부터 다른 남자랑 놀아났나?’

고현성의 말을 듣고 멈칫하던 엄지연은 이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어르신께서 지금 뭐 하시는 거지? 엄경준과 맞선을 주선하시는 건가?’

생각만 해도 몸서리를 치던 엄지연은 핑계를 대고 고현성과 작별했다.

그녀는 리나를 찾아가 따져 물을 것이 있다.

“어르신, 저는 볼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엄지연이 자리를 뜨는 것을 보고 엄경준도 예의 바르게 작별을 고했다.

고현성은 허허 웃으며 손을 내저었는데 마치 그에게 빨리 엄지연을 쫓아가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젊었을 때 노는 게 좋아. 나이가 드니 놀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구나.”

엄경준은 예의 바르게 고현성에게 인사하고 백사장을 떠났다.

복도 모퉁이에서 엄경준은 빠른 걸음으로 엄지연을 뒤쫓아 가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았다.

뻗은 손에 힘을 줘 엄지연을 돌려세운 그는 바로 구석진 곳에 가두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비켜!”

등이 아파 난 엄지연은 갑작스러운 엄경준의 행동에 놀라며 순간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리나를 찾기 위해 자리를 뜬 것이었다.

엄경준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큰 몸으로 엄지연의 퇴로를 막았다.

그녀는 좁은 구석에서 진퇴양난이었다.

불빛이 비치지 않는 구석에서 엄경준은 불빛을 등지고 복잡한 눈빛을 했다.

“왜? 성씨 가문 그 자식 찾으러 가려고?”

엄경준이 낮은 목소리로 다그쳤다.

눈썹을 잔뜩 찌푸린 엄지연이 짜증 가득한 얼굴로 엄경준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었다.

엄경준은 이미 엄지연이 정한 안전거리를 넘어서 가까이 있었다.

그녀는 불편하다 못해 엄경준을 밀어내고 싶었다.

“내가 누굴 찾든 경준 씨랑 무슨 상관이야?”

엄지연은 그의 어두운 기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답했다.

안 그래도 무표정하던 엄경준의 얼굴이 더욱 싸늘해졌다.

그는 엄지연의 대답이 몹시 못마땅했다.

“엄지연, 성연우는 너랑 안 어울려.”

엄경준은 어두운 얼굴로 엄지연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사람 위에 군림하는 기세를 풍겨냈다.

그는 부하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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