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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약을 다 바른 후 백세훈은 거즈로 상처를 싸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지경까지 된 거야?”

백세훈이 면봉 등 쓰레기를 휴지통에 버리며 말했다.

그 말에 엄경준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그 말 하려고 찾아왔어? 그런 거면 나가.”

“알았어. 얘기 안 할게.”

백세훈이 두 손 들어 항복하며 엄경준을 진정시켰다.

그때 문자 알림 소리가 들려오고 잠금을 풀고 휴대전화를 확인하던 백세훈의 입꼬리가 위로 씩 올라갔다.

“너 연가희 주려고 불꽃놀이 세트 많이 사뒀었지? 그거 어디 있어? 나한테도 좀 줘.”

엄경준은 기분이 나빠 있던 터라 친구의 이상함도 눈치채지 못한 채 턱을 치켜들며 한 방향을 가리켰다.

“비밀번호는 0000이야.”

백세훈은 캐리어를 열고 막대 폭죽을 꺼내며 말했다.

“고마워.”

그러고는 떠나기 전 그는 친구가 곤란해지는 건 싫었는지 고개를 돌려 엄경준에게 귀띔해줬다.

“셔츠에 핏자국 있으니까 갈아입어.”

말을 마친 백세훈이 미련 없이 문을 닫고 가버린 후 엄경준은 바로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확실히 백세훈의 말대로 옷깃에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이에 엄경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셔츠를 벗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새 옷을 찾으러 갔다.

잠시 후 그는 다시 거실로 돌아와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감기약, 진정제, 그리고 붓기를 가라앉히는 약을 구매했다.

빠뜨린 게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그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새 셔츠로 갈아입은 후 막대 폭죽을 들고 문을 나섰다.

...

엄지연은 엄경준이 떠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내려와 엄경준의 냄새를 없애려고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욕실에 가서 샤워하며 가글도 몇 번 했다.

하지만 여전히 피 냄새가 진동해 입안에 상쾌한 느낌이 들 때까지 양치질을 두 번이나 더 했다.

오른손을 움직일 때 약간의 통증이 있어 그녀는 왼손으로 서투르게 샤워를 한 후 거울을 비춰보았다.

목 근처에 몇 곳이 빨갛게 부어올랐는데 가려워서 긁고 싶은 거로 보아 아마 모기에 물린 것 같았다.

바닷가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줄무늬를 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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