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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저희 아버지께서 이미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때 지킨 약속은 유효한거죠?”

왕상의는 이장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 혼사를 정한건 무려 18년 전이지만 나야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비록 자네의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이 약속을 함부로 어길 수는 없지.”

이장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오늘 이렇게 많은 선물을 들고 여기로 온건 혼인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어요.”

“그런데 당사자들이 오히려 후회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싶어요...”

"저희 왕씨 집안이 그렇게 만만해보이던가요?”

왕상의는 가슴 아픈 말을 내뱉으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어? 뭐라고?"

노인의 시선은 이성봉과 이청월에게로 쏠렸다.

이성봉은 놀라서 고개를 숙이고는 차마 아버지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이청월 또한 입을 앙 다물고는 창백한 얼굴을 보였다.

"이런 황당한 일을 겪게 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네."

"하지만 자네는 안심하게."

"이 혼사는 무조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테니까.”

이장호는 또박또박 약속을 했다.

"그래요, 저희는 절대 뱉은 말을 다시 어기지 않아요.”

"그러니 형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성강 또한 옆에서 왕상의를 달래주었다.

그제서야 왕상의의 눈동자에서는 다시금 기쁨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장호가 장담까지 한 이상 이 일은 더이상 변수가 없을 것 같았다.

"역시나 할아버님이 이렇게 말해주셔야 안심이 되네요.”

왕상의는 싱글벙글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장사를 하든, 사람을 만나든 성실이 가장 중요한거야.”

"이것이 여태 우리 이씨 집안을 먹여살린 근본이야.”

곧이어 이장호는 고개를 돌려 이성봉 부녀를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요 며칠 어디에도 가지 말고 스스로 잘 반성해.”

"우리 가훈을 10번씩 베껴서 달달 외우도록 해!"

이 벌은 보기에는 가벼워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무거운 편이었다.

"예, 아버지!"

"예, 할아버지!"

두 부녀는 감히 조금도 반항하지를 못했다.

"다시 한번 이번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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