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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그때 왕진석은 이미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이청월은 깜짝 놀라 임지환을 손을 붙잡았다.

“만약 그가 죽으면 배씨 가문이 왕씨 가문의 보복을 견딜 수 있겠어요? 그럼, 배지수는 어떻게 해요?”

이청월은 다급하게 권고했다.

“목숨 건진 줄 알아.”

임지환은 그제야 왕진석을 아무렇지 않게 옆에 던져버렸다.

“켁켁켁...”

목숨 건진 왕진석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정신을 차린 그가 이청월을 보더니 뭔가 떠오른 모양이었다.

“그런 거였어? 이청월. 네가 이놈이랑 짜고 나를 괴롭힌 거네?”

“나중에 너의 아버지께 다 이를 거야!”

“두고 봐!”

이청월은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저승에 있을 몸이었다.

그런데도 고마운 줄 모르고 날뛰고 있다.

“왜? 이제야 좀 겁나나 보지?”

왕진석은 의기양양해서 도발했다.

임지환은 그의 말을 잠시도 듣고 싶지 않아서 손목 한번 튕겼다.

“휙!”

바람이 일었다.

갑자기 왕진석은 바닥에 하늘을 보고 누워있었고 그의 두 눈은 휘둥그레졌다.

눈썹사이에는 은침이 흔들이고 있었다.

“그를 죽인 건 아니죠?”

이청월은 혼비백산했다.

“그저 조금 얌전하게 있게 했을 뿐이에요.”

임지환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제야 이청월은 한시름 놓았다.

그녀는 임지환이 홧김에 저 자식을 죽여버리기라도 했을까봐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

왕직선에게 다가간 임지환은 그의 복부에 빠르게 몇 대 더 놓았다.

“뭐 하는 거예요?”

이청월이 호기심에 어린 눈으로 보았다.

“죽을죄는 면했으나 용서할 수는 없죠.”

“남은 생엔 제구실을 못 할 거예요.”

임지환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이청월은 두피까지 마비되는 것 같았다.

이런 고문은 차라리 죽이는 것보다 더 무자비한 것 같다.

그녀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 사람을 괴롭히느니 차라리 염라대왕을 괴롭히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임지환은 배지수의 곁으로 다가가 가볍게 그녀를 들어 올리고 숲을 빠져나갔다.

배지수의 눈썹이 움직였다. 살짝 깬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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