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과 같은 강자는 한주먹으로 돌바위를 깨뜨릴 수 있었다.임지환은 자신의 오만함으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받아라!”장명의 외침 소리와 함께 주먹이 임지환의 갈비뼈로 향했다.이 주먹 한 번이면 임지환의 갈비뼈가 산산조각 날 것이고 중하면 죽음에 이를 것이다.장명의 주먹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임지환의 오만했던 태도를 탓해야 할 것이다!허나 임지환은 여전히 같은 동작을 유지하며 무심하게 손짓했다.“퍽!”장명의 주먹이 명중당하자 찢어질 듯한 소리가 났다.그는 갑자기 기차에 부딪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그는 바닥에 쓰러졌다.“풀썩!”먼지가 일고 장명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그 광경을 본 왕진석은 눈알이 튀어나 올 지경이었다.잘못 본 건 아니지?호위무사인 장명은 비록 아버지 옆을 지키는 정부처보다는 강하지 못했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전에 왕진석이 그 지역 두목의 여자를 건드려 화가 난 두목이 수십 명의 아우들을 데리고 쳐들어온 적 있었다. 그때 장명이 홀로 순식간에 제압하며 두목까지 두려움에 벌벌 떨게 했고 여자를 왕진석에게 양보했었다.하지만... 임지환은 손 한번 까딱여 고수 장명을 쓰러뜨렸다.실력이 이 정도로 무시무시하단 말인가?임지환은 바닥에 쓰러진 장명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는 그저 왕진석만 뚫어지게 볼 뿐이다.그는 피 비릿한 살기를 풍기고 있었다.왕진석의 행동은 그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하여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큰 보폭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대에 왕진석은 혼비백산해 내빼기 시작했다.그는 바르지 못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장명도 상대할 수 없는 놈이니 덤비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도망을 가?”임지환이 무심하게 발길질했다.“휙-”돌멩이 하나가 상대의 종아리를 정확하게 가격했다.왕진석은 넘어졌다.재빨리 다가간 임지환은 그의 목을 졸랐고 그대로 위로 들어 올렸다.“이거 놔!”“내가 누군지 몰라!”“나는 강한시 왕씨 가문의 왕진석이라고!”왕진석
그때 왕진석은 이미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이청월은 깜짝 놀라 임지환을 손을 붙잡았다.“만약 그가 죽으면 배씨 가문이 왕씨 가문의 보복을 견딜 수 있겠어요? 그럼, 배지수는 어떻게 해요?”이청월은 다급하게 권고했다.“목숨 건진 줄 알아.”임지환은 그제야 왕진석을 아무렇지 않게 옆에 던져버렸다.“켁켁켁...”목숨 건진 왕진석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정신을 차린 그가 이청월을 보더니 뭔가 떠오른 모양이었다.“그런 거였어? 이청월. 네가 이놈이랑 짜고 나를 괴롭힌 거네?”“나중에 너의 아버지께 다 이를 거야!”“두고 봐!”이청월은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녀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저승에 있을 몸이었다.그런데도 고마운 줄 모르고 날뛰고 있다.“왜? 이제야 좀 겁나나 보지?”왕진석은 의기양양해서 도발했다.임지환은 그의 말을 잠시도 듣고 싶지 않아서 손목 한번 튕겼다.“휙!”바람이 일었다.갑자기 왕진석은 바닥에 하늘을 보고 누워있었고 그의 두 눈은 휘둥그레졌다.눈썹사이에는 은침이 흔들이고 있었다.“그를 죽인 건 아니죠?”이청월은 혼비백산했다.“그저 조금 얌전하게 있게 했을 뿐이에요.”임지환은 어깨를 으쓱였다.그제야 이청월은 한시름 놓았다.그녀는 임지환이 홧김에 저 자식을 죽여버리기라도 했을까봐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왕직선에게 다가간 임지환은 그의 복부에 빠르게 몇 대 더 놓았다.“뭐 하는 거예요?”이청월이 호기심에 어린 눈으로 보았다.“죽을죄는 면했으나 용서할 수는 없죠.”“남은 생엔 제구실을 못 할 거예요.”임지환은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이청월은 두피까지 마비되는 것 같았다.이런 고문은 차라리 죽이는 것보다 더 무자비한 것 같다.그녀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이 사람을 괴롭히느니 차라리 염라대왕을 괴롭히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임지환은 배지수의 곁으로 다가가 가볍게 그녀를 들어 올리고 숲을 빠져나갔다.배지수의 눈썹이 움직였다. 살짝 깬 듯했다.몽롱한 상태
“그와 결혼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요.”이청월은 운전하면서 끊임없이 왕진석을 씹었다.“질이 좋아 보이진 않더군요.”임지환도 고개를 저었다.“당신이 저지른 행동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 셈인가요?”이청월은 걱정스레 물었다.“나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도 가만히 있었겠죠.”“하지만 내 기분을 어지럽혔다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죠.”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느긋하게 말하고 있었다.그런 그를 힐끔 보던 이청월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보아하니 왕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모양이다....이씨 가문의 저택, 손님 접대일.“스너프 장인 서귀의 유작 ‘대산하’, 시장가치 500억!”“빛의 사원의 다지 스님이 직접 개안한 해황 옥 한 줄, 시장가치 700억!”“장대천의 명화 ‘숲의 층’, 시장가치 1,100억!”“헬지 별장 3채와 시내 중심가에 있는 대형 아파트 8채, 총 가경은 8천억!”“자인 그룹 주식 10억 주, 시장가치 1조!”“...”단정하게 머리를 빗은 정장 차림의 남자는 격앙된 목소리로 소개하고 있었다.그의 앞에 놓인 테이블에는 선물이 산더미처럼 놓여 있었다.이것들은 왕씨 가문에서 보내온 청혼 선물이었다.“아는 사이에 뭘 이렇게 큰 선물을 준비하셨나요?”이성봉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그의 맞은편에는 후덕한 몸매에 호랑이 눈매와 짙은 눈썹을 가진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다.그가 바로 왕씨 가문의 왕상의였다.그의 옆에는 수염이 없는 하얀 얼굴, 눈썹이 거의 없는 대머리 중년 남자가 서 있었다.그는 눈을 감고 손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마치 잠든 것처럼 보였다.“그래도 청혼은 성대하게 해야죠.”“특히 이씨 가문이라면 당연히 최고급으로 준비해야지 않겠어요?”왕상의는 호탕하게 웃었다.이 혼사를 위해 그는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문학, 그림, 주식과 부동산까지 합치면 총액이 2조를 넘었다.상대는 갑부 이씨 가문이어서 절대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씨 집안의 딸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돈 걱정할 이유가 없다.“별말
손님을 본 이성봉은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임 명의님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이성봉은 버선발로 나아가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눈살을 찌푸린 왕상의는 임지환을 흘겨보았다.이 젊은이는 누구인가?”이성봉이 직접 일어서서 맞이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가?”그가 방금 여기에 왔을 때도 이성봉은 이렇게 열정적이지 않았다.“이분은?”왕상의가 물었다.이성봉이 대답하기 전에 임지환이 선수 쳤다.“당신이 혼담을 꺼내러 온 사람인가요?”“그래요.”무례한 젊은이의 행동에 왕상의는 기분이 상했다.하지만 집주인의 체면을 봐서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그럼, 이제 돌아가도 되겠네요.”임지환은 마치 아래 사람을 대하듯이 차갑게 말했다.“뭐라고?”얼굴이 일그러진 왕상의는 약간 거친 어조로 말했다.옆에서 손을 늘어뜨린 채 잠자코 있던 남자도 눈을 떴다. 그의 눈이 이글거렸다.어디서 막되 먹은 자식이 감히 주인님에게 버릇없게 대하고 있는가!“내 말은... 꺼지라고!”담담하게 뱉는 말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꺼져?!입이 떡 벌어진 이청월은 임지환의 말투가 그렇게 거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상대는 그 대단한 왕씨 가문의 가주다. 그런 그에게 어떻게 꺼지란 말을!이성봉은 깜짝 놀랐다.혹시... 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라도 있는 걸까?“탁-”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왕상의는 분노했다.“넌 누군데 나보고 꺼지라 마라야!”보아하니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진정해요. 내가 소개할게요.”“이분은 의술이 뛰어나 내 아버지를 살린 분이에요.”“우리 이씨 가문의 은인이죠.”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느낀 이성봉은 급히 해명했다.“아무리 그래도 아무 말이나 지껄여도 되나요?”“어린 것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죽였을 거예요.”왕상의는 여전히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왕씨 가문의 수장으로써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아보았지, 이런 하대는 처음이었다.어떻게 용납할 수 있단 말인가?“진정해요.”“분명히 오
이청월은 마치 사랑에 흠뻑 빠진 소녀 같았다.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에도 불구하고 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자신을 총알받이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너...”이성봉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딸이 이렇게 대담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풍속을 문란케 했다.게다가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그런 사이였단 말인가?“탁!”왕상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찻잔을 깨뜨렸다.“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할 거예요!”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왕상의는 공격적인 말투였다.혼담을 꺼내려는데 미래의 며느리가 딴 놈이랑 얽혀서 낯 뜨거운 행동을 하고 있다.이건 그를 모욕하는 것이다.“진정해요.”“우리 청월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뭔가 오해가 있을 거예요.”이성봉은 멎쩍은 미소를 지으며 거듭 해명했다.“두 눈으로 뻔히 보고도 그런 말을 하시나요?”“일부러 저를 골탕 먹이려는 거였어요?”“혼인을 빌미로 나를 끌어들여 망신 주는 건가요?”“이것이 파혼이 아니면 뭐죠?”왕상의는 얼굴까지 벌게지며 씩씩거렸다.“오해에요. 난 정말 몰랐어요.”“그리고 이씨 가문은 파혼 같은 건 하지 않아요.”이성봉은 식은땀을 흘리며 쩔쩔맸다.왕상의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면 두 가문의 연은 철저히 끊길 것이다.왕씨 가문의 재력이 이씨 가문보다는 떨어지긴 했지만, 종합실력은 한 수 위였다.왕씨 가문의 많은 사람들은 정계에 진출했고 모두 거물이 되었다.거기에 강한시 지하 세계의 왕, 노천호는 왕상의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다.진정한 의미의 흑과 백!시장인 홍진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왕상의다.“반드시 합당한 설명을 해야 할 거예요.”“이 일이 알려지면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냔 말이에요.”“우리 왕씨 가문은 체면을 그 무엇보다 중히 여기는 가문이에요.”기세등등한 왕상의는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난, 난...”이성봉은 입만 뻥긋거릴 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차피 이 지경까지 된 이상, 그녀는 아예 손을 떼버리기로 했다."이청월, 너 정신 차려!"이성봉은 화가 난 나머지 이청월의 얼굴을 때렸다.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때린 갑작스런 따귀에 이성봉은 당황했다.20여 년 동안 같이 지내면서 그는 단 한 번도 이청월을 때려본적이 없었고, 여태 애지중지해왔다. 하지만, 오늘 뺨을 때리게 될 줄은 몰랐다!사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분노를 가라앉힐 방법이 없었다!이청월은 피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그리고는 천천히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원망스러웠다!!그러나 이성봉이 다시금 따귀를 때리기 직전, 누군가가 그를 말렸다."지환 씨가 왜 여기에..."이성봉은 놀란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보았다."그만하시죠, 청월이 말이 다 맞아요.""결혼에도 자유가 필요해요. 당사자가 시집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도 되는건데 왜 억지로 보내려고 강요하는데요?""딸의 행복이 저 왕씨 집안보다도 더 중요한거 아니에요?” 임지환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하..."이성봉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너 그게 무슨 말이야?""네가 보기엔 우리 왕씨 집안이 그렇게 형편 없는줄 알아?"옆에서 듣고 있던 왕상의는 살의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틀린 말 아니잖아. 너희들이 뭘 할 수 있는데?” 임지환은 콧방귀를 뀌었다."허, 그래. 이게 바로 너희 이씨 집안의 뜻인거지?""내가 똑똑히 기억해두겠어.”"나중에 우리가 이씨 집안의 혼약을 망쳐도 우리한테 뭐라 하지 마, 알겠어?” "가자, 얘들아!"왕상의는 단호하게 한마디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형님, 그러지 마세요."“이번 일은 저희끼리 천천히 얘기해요.”이때 이성봉이 얼른 나가 말렸다.그러나 이미 분노가 극에 다다른 왕상의는 이성봉의 말을 듣지도 않았다.바로 그 순간,"왜 이렇게 시끄러워?"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으며 들어왔다.보기에는 초라했지만 누구보다도 정정했고 흰 머리까지 정갈하게 빗어놓았다. 그는 바로 금방 병을 이겨내고
"저희 아버지께서 이미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때 지킨 약속은 유효한거죠?” 왕상의는 이장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이 혼사를 정한건 무려 18년 전이지만 나야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비록 자네의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이 약속을 함부로 어길 수는 없지.”이장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제가 오늘 이렇게 많은 선물을 들고 여기로 온건 혼인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어요.” “그런데 당사자들이 오히려 후회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싶어요...” "저희 왕씨 집안이 그렇게 만만해보이던가요?” 왕상의는 가슴 아픈 말을 내뱉으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어? 뭐라고?"노인의 시선은 이성봉과 이청월에게로 쏠렸다.이성봉은 놀라서 고개를 숙이고는 차마 아버지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이청월 또한 입을 앙 다물고는 창백한 얼굴을 보였다."이런 황당한 일을 겪게 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네.""하지만 자네는 안심하게.""이 혼사는 무조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테니까.” 이장호는 또박또박 약속을 했다."그래요, 저희는 절대 뱉은 말을 다시 어기지 않아요.”"그러니 형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이성강 또한 옆에서 왕상의를 달래주었다.그제서야 왕상의의 눈동자에서는 다시금 기쁨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이장호가 장담까지 한 이상 이 일은 더이상 변수가 없을 것 같았다."역시나 할아버님이 이렇게 말해주셔야 안심이 되네요.”왕상의는 싱글벙글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장사를 하든, 사람을 만나든 성실이 가장 중요한거야.” "이것이 여태 우리 이씨 집안을 먹여살린 근본이야.”곧이어 이장호는 고개를 돌려 이성봉 부녀를 바라보았다.“너희들은 요 며칠 어디에도 가지 말고 스스로 잘 반성해.”"우리 가훈을 10번씩 베껴서 달달 외우도록 해!"이 벌은 보기에는 가벼워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무거운 편이었다."예, 아버지!""예, 할아버지!"두 부녀는 감히 조금도 반항하지를 못했다."다시 한번 이번 일에
"그게 뭔 소리야?""우리 아버지 목숨 한번 구해줬다고 그렇게 막말하는게 어딨어.” “우리 이씨 집안 일에 끼어들지 마.” "얼른 꺼져!"이성강은 이 틈을 타 임지환에게 호통쳤다."조용히 해!"그러자 이장호는 손을 흔들며 아들을 말렸다."임 선생, 자네는 아마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왕씨 집안의 내력은 우리 이씨 집안보다도 한 수 위야.""진석이라는 아이는 재능도 뛰어나고 인품도 좋아서 우리 청월이랑도 매우 잘 어울리는 친구야.""누가 봐도 둘은 천생연분이란 말이야.""근데 대체 이 결혼이 뭐가 잘못됐다는거야?"비록 상냥하게 말하긴 했지만 이장호는 이미 심기가 불편했다.다만 임지환이 그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라 참고 있었던 것이다. "천생연분이라...""그럼 제가 똑똑히 보여드릴게요. 이 자식이 대체 어떤 놈인지!"임지환은 차갑게 웃으며 성큼성큼 문밖으로 걸어갔다."할아버님, 이 친구 말이 좀 거치네요.""아무리 할아버님의 병을 고친 은인이라고 해도 이렇게 함부로 말을 뱉을 수는 없잖아요.”“저희 두 집안의 혼인은 서로에게도 엄청 중요한 일인데.”“놈이 저렇게나 방해를 하려 하는데 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세요?”왕상의는 기분 나쁜 말투로 말했다."그러게나 말이에요!""임지환 이 자식, 좋게 말했더니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저희가 여태 저 자식한테 해준게 얼마나 많아요. 심지어 용은 저택 명의도 넘겨줬는데.""이제 와서 배은망덕하게 우리를 짓밟으려고 하잖아요.” 이성강은 옆에서 계속하여 얄밉게 떠들어댔다.저번에 맞은 치욕스러운 따귀를 잊지 못한 이성강은 하루 빨리 임지환을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이장호는 여전히 아무 말 않았다.그는 임지환의 정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두 집안의 결혼을 이렇게나 반대하는 것은 좀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안심해."“무조건 반대할만한 이유를 가져오지 않는 이상 이 결혼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만약 계속해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