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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저녁 8시, 진씨 가문의 저택.

배지수는 대문 밖에 창백한 얼굴로 서 있다.

고집이 센 그녀는 협력을 취소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벌써 10시간 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대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누구도 그녀를 만나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 악문 그녀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쯤 대문이 열리고 안쪽에서 백발에 갸름한 얼굴의 늙은이가 걸어 나왔다.

배지수는 이 사람이 진씨 가문의 집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아저씨, 들어가도 될까요?”

“아가씨, 그만 돌아가세요.”

집사는 다소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아저씨, 무슨 이유이지만 알고 싶어요.”

배지수는 애원하고 있었다.

“아실만 한 분이잖아요. 저를 난감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이미 명령내렸고 아가씨가 여기에 계속 이러시면 험한 꼴을 당할 거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되는 날에는 돌이킬 수 없어요.”

집사는 매우 냉정했다.

배지수는 끝없는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진씨 가문과의 맥은 완전히 끊긴 모양이다.

힘없이 한숨을 내쉬던 배지수는 상실감에 휩싸인 채 몸을 돌렸다.

“고작 보잘것없는 회사 주제에 진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거야?”

“어떻게 자신의 주제를 저리도 모를까?”

집사는 코웃음을 치며 문을 세게 닫았다.

배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주먹을 쥔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진 씨 가문에게 배씨 가문은 보잘것없었다.

버리려면 1초도 망설일 필요 없는 그런 하찮은 존재.

그녀는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청용산에는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보안이 철저했다.

여기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반드시 걸어서 오르내려야 한다는 엄격한 규정이 있었다.

불과 몇백 미터밖에 나아가지 못했는데 배지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까지 창백해졌다.

진씨 가문의 대문 밖에서 10시간 동안 서 있었기에 지치고 배고파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아야...”

배지수는 발을 헛디뎌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찐빵처럼 부어오른 발목에 극심한 통증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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