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예고도 없이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야?”뒤로 물러나던 배지수는 이내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볼 일이 생겨서.”초췌한 그녀의 모습에 임지환은 걱정스럽게 물었다.“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어디 아픈 거야?”그는 배지수가 몸이 안 좋아 병 보러 왔다고 생각했다.“가식적인 관심은 사양할게.”“내 초라한 모습을 보려고 지금 여기에 나타난 건 아니고?”배지수가 냉소를 지었다.“무슨 말이야?”임지환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꼭 내 입으로 말해야 해?”배지수는 순간 서러움이 폭발했다.“그래! 뉴스에 뜬 기사가 맞아. 진씨 가문에서 우리와의 협력을 중단했어.”“중단했다고?”임지환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배지수의 눈 속에 그의 모습은 가식 그 자체였다.“연기 하지 마. 다 보여.”“이제 만족해?”배지수는 차갑게 웃었다.“아니.”임지환은 부인했다.“어떤 반응이든 난 상관없어.”“내가 울면서 너에게 용서를 빌 거란 생각은 꿈도 꾸지 마.”“난 쓰러지지 않아. 절대 지지 않을 거야.”배지수는 이를 악물었다.강인한 겉면과 달리 슬퍼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임지환은 마음이 아팠다.그는 아직 그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네가 원한다면 내가 도울게.”임지환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그의 한마디면 진씨 가문은 다시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날 돕는다고? 웃기지 마.”“매번 당신만 만나면 안 좋은 일만 생겨.”“만약 나를 돕고 싶다면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말을 마친 그녀는 매몰차게 그 자리를 떠났다.임지환이 그녀를 애타게 불렀지만,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그는 배지수가 오만하고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한숨을 푹 내쉬던 임지환은 VIP 병동으로 향했다.중환자실 밖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사람들 속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서성이는 홍진이 보였다.임지환을 발견한 홍진은 급히 다가가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임 선생, 제발 내 딸을 살려주세요.”
류일은 겉으로는 정중하게 인사했다.그는 홍진이 급해서 아무에게나 병을 보이려 한다고 내심 불만이 많았다.그도 잘 나가는 내과 전문의인데 이 자식보다 못할까?원장 자리까지 올랐는데,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그는 환자의 상황을 간단하게 브리핑 후 조용히 옆으로 물러났다.임지환은 침대로 걸어가 홍소연의 상태를 살폈다.꽃처럼 활짝 필 나이지만 병 때문에 온몸이 허약해지고 얼굴이 수척했다.그녀의 눈은 굳게 감겨있었고 심장 박동 빈도는 너무 낮았다.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상태였다.임지환은 손을 뻗어 홍소연의 손목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으며 맥박을 체크하기 시작했다.약 3분 정도 지나자, 그는 손을 거두었다.“어떤가요?”홍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아주 안 좋아요.”임지환은 엄숙하게 대답했다.류일도 고개를 저었다.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홍소연의 지금 상태는 누가 보아도 위독했다.“제발 부탁해요.”“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어요.”“만약 치료가 효과 없다고 해도 절대 탓하지 않을게요.”홍진은 급기야 애원하기 시작했다.임지환은 한번 시도해 보기 했다.“한번 해볼게요.”임지환은 가방에서 거즈 뭉치를 꺼냈다.다양한 길이의 은침이 18개나 보였다.은침을 본 류일은 못내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서의를 전공한 그는 이런 종류의 침술 치료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그것은 현대의학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기 때문이다.진지한 얼굴로 임지환은 은침을 소독했다.모두 소독을 마친 후 그는 제일 긴 침을 하나 집어 홍소연의 백회혈에 놓을 준비를 했다.“잠깐!”갑자기 류일이 다급하게 제지했다.임지환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 그는 류일을 바라봤다.“왜 그래요? 류 원장?”홍진이 물었다.“그렇게 하면 아가씨의 뇌가 손상을 입을 수도 있어요.”류일은 다급하게 막아섰다.그 말에 홍진도 살짝 흔들리는 눈치였다.뇌가 손상된다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하지만 임지환은 냉정하게 말했다.“환자의 상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빨리... 소생술을 실시하고 인슐린을 투여해!”류일이 다급하게 외쳤다.병실을 둘러싸고 있던 의료진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만약 그녀를 죽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움직이지 말아요!”하지만 임지환은 단호하게 말하며 그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모두 멈춰서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봤다.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임지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의 오른손은 조금 떨리고 있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그는 숨을 가다듬고 마지막 침을 그녀의 가슴 앞 중추혈에 놓았다.아홉 개 침, 영혼을 불러들인다.홍서연의 몸은 움직임을 멈췄다.임지환은 침 끝을 잡고 미친 듯이 영기를 주입했다.약 1분 후.손을 거두는 임지환은 휘청거렸다. 마치 온몸을 비운 듯했다.“띠...”심전도의 지속적인 소리가 들렸다.기복이 심하던 심장 곡선이 직선으로 바뀌었다.홍서연의 바이탈 사인은 완전히 사라졌다...임지환은 침대에 누워있는 홍서연에 응시했다.그녀가 깨어날 수 있는지는 마지막 침에 달렸다.병실 안은 모두가 긴장된 상태였다.모두의 시선도 병상에 누워있는 홍서연에 집중되었다.1분,2분,5분,침대에 누워있는 홍서연은 움직이지 않았다.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류일이 힘겨운 말을 꺼냈다.“따님은 이미 평안히 잠들었습니다.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하...”홍진은 눈물을 흘렸다.임명의까지 나섰는데도 딸을 죽음에서 구하지 못했다.그는 너무 원망스럽고 분했다.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홍서연이 아팠던 수년 동안 홍진은 단 한 번도 숙면을 취한 적 없다.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해탈이라고 치자!“따님의 시신을 영안실에 먼저 안치하는 것이 어떤가요?”“시신을 계속 이곳에 두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에요.”류일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그렇게 해요.”“잘 부탁드릴게요.”홍진은 기운 없이 손을 흔들었다.“걱정하지 마세요.”류일은 손짓하며 직원들에서 홍서연의 시체를 운반하라고 지시했다.“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원장님, 환자의 심장 박동과 혈압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옆에 있던 간호사가 테이터를 확인하고 다시 외쳤다.류일은 마치 귀신을 본 듯한 표정이었다.한 사람의 심장이 5분 동안 멈췄지만,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이것은 의학적으로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았다.의사와 간호사는 재빨리 홍서연의 상태를 체크했고 결과가 나왔다.모든 바이탈은 정상 수치였다.비록 아직 깨어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위험한 상태는 아니었다.“임명의님, 내 절을 받으세요.”홍진은 격동되어 임지환을 향해 몸을 내렸다.“그럴 필요 없어요.”임지환은 급히 그를 부축했다.“임명의가 아니었다면 난 오늘 딸을 잃었어요.”“우리 홍씨 가문의 은인이에요.”“이 은혜 절대 잊지 않고 꼭 갚을게요.”홍진은 정중하게 말했다.한 도시의 수장이 한 약속은 천 마디 말보다 더 값진 것이다.“난 그저 목숨만 붙잡은 거예요.”“완전히 완치되려면 필요한 약재가 있어요.”“그런데 구하기가 좀 어려워요.”임지환은 담담하게 말했다.“어떤 약이든 찾을 수만 있다면 반드시 찾겠어요.”홍진은 결의 차 대답했다.그때 류일이 다가왔다.“정말 대단한데요! 이건 의학계의 기적이에요.”“괜찮으시다면 우리 병원에 오실 생각은 없으신가요?”“모든 것은 최고 수준으로 맞춰드릴게요. 우선 연봉 10억은 보장할게요.”“거기에 전문 팀과 차량, 집도 마련해 드릴게요.”“뛰어난 인재는 절대 섭섭지 않게 해드리니 그 부분은 염려하지 마세요.”인재를 찾고자 하는 열망이 컸던 류일은 넉넉한 조건을 제시했다.보통 사람은 절대 이런 조건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류일은 확신하고 있었다.“관심 없어요.”임지환은 가볍게 류일을 훑어보았다.가벼운 대답이었지만 매우 단호했다.류일은 그가 이렇게 단번에 거절할 거란걸 예상치 못했다.“생각할 여지도 없으신가요?”류일은 이대로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우리 병원에 오신다면 모든 것을 맞춰드릴 수 있어요.”병원에 제일 가치 있는
“무슨 뜻이요?”홍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엄숙한 표정으로 차갑게 물었다.딸을 저승사자의 손에서 구했다는 것은 하늘을 찌르는 의술이었다.하여 그는 임지환이 한없이 존경스러웠다.그 누구도 그의 앞에서 임지환을 비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깜짝 놀란 류일은 급히 말을 바꾸며 미소를 지었다.“젊은 임 선생이 뛰어난 의술을 지니고 있네요. 다만 오만함이 조금 있는 것뿐이죠.”“진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조금 오만한 것은 당연한 거지요.”“높은 분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대해 선 안 되고 우리 같은 일반인이 추측할 수도 없는 거지요.”“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하지만 임 선생같이 높은 사람은 당신의 제시한 조건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예요.”홍진은 류일을 옆으로 흘겨보며 경고했다.“시장님의 말씀이 맞아요. 저는 군자의 마음을 헤아리기엔 많이 모자라죠.”류일은 서둘러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방안에서 2개의 대주천을 거쳐서야 임지환는 조금씩 회복했다.눈을 뜬 그는 머리가 맑아졌다.창밖을 보니 벌써 저녁이었다.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문을 연 그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문밖에 모여 있었다.정장 차림의 그들은 잘나가는 인사들인 것 같았다.그들은 임지환을 보고는 모두 엄숙한 표정을 짓더니 허리를 굽혔다.“임 명의님!”일치한 목소리들은 매우 힘 있었다.임지환은 눈썹을 치켜세웠다.모두 낯선 이들인데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임 선생, 내가 소개하도록 하지.”홍진이 나서며 후덕한 인상의 중년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여기는 시카 은행의 행장, 라대부요. 이 손에서 수조 원이 유동되고 있어요.”“안녕하세요. 임 명의님.”라대부는 두 손을 모으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임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팔짱을 꼈다.“여기는 월흥그룹의 대표, 창명호요. 모든 물류 산업을 독점하고 있고 규모가 어마어마하죠.”홍진은 또 다른 키 크고 마른 체형의 남
“시장님의 성의는 제가 받을게요.”“그럼 이만. 다시 연락할게요.”임지환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임 선생, 차를 대기시킬게요.”홍진이 다급하게 말했다.“괜찮아요.”임지환은 손을 흔들고 자리를 떴다.홍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시장님, 그저 미약한 의술을 가진 것뿐인데 왜 그렇게까지 예의를 갖추세요?”라대부는 알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맞아요... 서연의 병을 치료한 것은 맞으나 어린 것이 너무 건방지잖아요.”창명호도 불만 가득해 보였다.다른 이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에서 약간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모두 홍진의 권력에 기꺼이 복종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지환은 내키지 않았다.“너희가 뭘 알아?”“의술만 뛰어난 줄 알아? 대단한 고수이기도 해서 아주 쉽게 장준을 때려눕혔어.”홍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네?”모두들 숨을 죽였다.장준은 홍진의 오른팔이자 개인 보디가드였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를 알고 있었고 다가가기조차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런데 평범해 보이는 그 자식이 한 주먹하는 장준을 가볍게 제압하다니?“게다가 연경 진씨 가문과도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어.”“연경 진씨 가문의 도련님도 깍듯하게 대하는 인물이야.”홍진은 또 한마디 덧붙였다.그의 말에 모두 침묵했다.연경 진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가문인지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진씨 가문의 도련님조차 예의를 갖추는 사람이니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그들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깨달았다.홍진이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도 어찌 보면 덕을 보려는 것이다!...성천 병원을 나서자, 임지환의 배가 눈치 없이 꼬르륵거렸다.“배가 고프네.”임지환은 헛웃음을 지으며 발 닿는 대로 어느 한 식당으로 들어가 몇 가지 요리와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음식이 나온 후 식사를 하려는데 빨간색 페라리 한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차문이 열리고 예쁜 몸매에 선글라스를 낀 미모의 여자가 내렸다.여자의 등장에 많은
삶의 풍상고초를 충분히 겪은 임지환도 이 여자의 돌발행동에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너무 대범하다!스스럼없이 남편이 될 의향이 없는지 묻고 있다.당황하는 임지환의 모습에 이청월은 조금 우쭐했다.그녀는 맥주를 한잔 부어 그에게 건넸다.임지환은 맥주 한 모금 들이켜고 나서야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짓이죠?”“짓? 난 진지해요.”“내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난 이씨 가문의 아가씨예요. 배경이면 배경, 외모면 외모, 몸매면 몸매...”“만약 내 남편이 된다면 한평생 놀고 먹어도 되요.”이청월은 요염하게 몸을 꼬며 그를 유혹했다.이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인가!덤으로 우월한 자본도 있다.“관심 없어요.”임지환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흔들었다.“데릴사위는 내키지 않나요?”“배씨 가문에도 데릴사위로 들어간 거잖아요.”이청월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보았다.“나에 대해 조사했어요?”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그에게서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기운이 품어져 나왔다.이청월은 보이지 않는 손이 그녀의 목을 조르는 것 같아 호흡마저 가빠지는 느낌이었다.“찾기 어려운 정보들도 아닌데요?”이청월은 황급히 둘러댔다.“게다가... 내 남자가 될 사람에 대해 많이 알아보는 것도 나쁠 건 없죠.”“사장님, 계산할게요.”임지환은 그녀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계산하고 자리를 떠났다.“뭐가 그리 급해요.”“진짜 도움이 필요해서 그래요.”이청월은 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다른 사람 찾아요. 난 도울 수 없어요.”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서둘렀다.상대가 멀어지자, 이청월은 머리를 굴렸다.“만약 나를 도와주면 내가 당신 전처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죠.”아니나 다를까 임지환은 걸음을 멈췄다.“어떻게?”“전처가 경성그룹의 배지수죠?”이청월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맞아요.”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알기론 진씨 가문과 그녀의 사이가 틀어져서 두말없이 계약을 파기했다고 들었어요.”“이 일은 이미 기사로
이청월은 자신만만해 보였다.그녀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이씨 가문이 더 높은 경지로 오를 수 있었던 것에는 그녀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그건 나도 할 수 있어요.”임지환은 담담하게 말했다.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배지수가 갑부로 만들 수 있었다.“나도 당신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하지만 당신은 우려하고 있죠.”“아니면 결혼생활 3년 동안 배씨 가문의 모욕을 당하면서 끝내는 쫓겨나기까지 했겠어요?”“자신의 신분이 노출될까 봐 두려운 거잖아요? 그러면 와이프에게 불필요한 문제가 일어나게 되니깐요.”이청월은 잘난 척 미소를 지었다.그녀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임지환은 생각했다.그것은 그녀가 모두 맞췄기 때문이다.신분을 노출하면 피비린내 나는 폭동이 일어날 것이고 전국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이것이 임지환이 배지수를 돕고 싶어도 빙빙 에둘러 연경 진씨 가문의 힘을 비는 이유이기도 했다.“계획이 뭐죠?”임지환은 평온하게 이청월을 바라보았다.“직접 나서기 어려운 일을 제가 대신 해결할 수 있어요.”“경영상에서의 문제도 당신의 와이프를 도와 해결할 수 있어요.”“저를 당신의 그림자로 여겨도 좋아요.”이청월은 자신있게 말했다.“내가 뭘 도와야 하죠?”임지환이 물었다.그는 자신의 매력이 어마어마해 이런 총명한 여자가 들러붙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간단해요! 저의 사적인 일을 해결하면 돼요.”이청월이 눈썹을 치켜세웠다.“할아버지가 예전에 저의 짝을 정해주셨는데 상대는 왕씨 가문의 왕진석이에요. 하지만 난... 이 사람이 싫어요.”“결혼을 엎으려는 거예요?”임지환이 물었다.“네... 며칠 후면 약혼 식인데 도무지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설득할 길이 없어요.”“그들은 왕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여기고 있고 결혼은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난 그저 이씨 가문을 위한 협상카드인 거죠.”“하지만... 난 싫어요!”이청월의 눈에는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고집이 있었다.“그래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