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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임지환, 너 진짜 바보야? 저 자식을 바로 죽이면 될걸, 굳이 짐승이랑 육탄전을 벌여야 하겠어? 그건 자살과 다름없는 짓이잖아.”

바닥에 쓰러져 있던 소유리가 다급한 표정으로 전혀 숙녀답지 않게 목소리를 높여 고래고래 외쳤다.

지금 둘은 한배를 탄 처지에 있어 소유리의 다급한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서 임지환이 죽으면 소유리는 송평화의 손에 떨어질 게 분명했다.

송평화는 잔인하기로 유명해서 소유리를 죽이지는 않는다고 해도 절대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것이다.

“걱정 마, 저 짐승 따위는 나를 어쩌지 못해.”

임지환의 목소리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고 소유리에게 대화를 나누면서 대수롭지 않게 주먹을 휘둘렀다.

임지환의 위력이 없어 보이는 공격에 송골매의 붉은 눈동자에는 인간적인 경멸이 비쳤다.

송평화의 피로 길들인 후, 송골매는 이미 어느 정도 지성을 갖춘 상태였다.

“이건 그냥 짐승이 아니야. 내가 직접 훈련한 이변이 일어난 맹수야. 네가 송골매와 겨루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야. 네가 송골매에게 당하고 나면 반드시 널 갈기갈기 찢어서 우미의 혼을 달래줄 거야.”

송평화는 임지환을 보며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삐익!”

송골매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방패처럼 튼튼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깃털을 휘저어 소름이 끼치는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날카로운 송골매의 부리는 칼보다도 날카롭게 빛나며 임지환을 향해 돌진했다.

“하찮은 깃털 짐승이 감히 내 앞에서 미쳐 날뛴다고?”

임지환이 호통을 치자 그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비밀 통로에 울려 퍼졌고 주먹도 더욱 빠르게 나갔다.

그 순간 송평화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한편, 무술을 배운 적이 없는 소유리는 더욱 버티기 힘들어 임지환의 목소리에 겁을 잔뜩 먹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지금 소유리의 귀에는 수백 마리의 벌이 윙윙대는 소리가 울렸고 그 소리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꽥!”

갑자기 처참한 비명이 밀실을 가득 메웠다.

임지환과의 접전에서 무적일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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