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싫으면 닥치고 가만히 있어!”임지환이 차갑게 말했다.“꺼져!”우미는 소리치며 몸을 빠르게 뒤로 뺐다.하지만 임지환은 우미를 금방 따라잡았다.쫙...결국 두 사람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힘이 센 임지환이 우미의 옷을 반쯤 찢어버렸다.“스승님, 구해주세요!”우미는 남은 옷자락을 움켜쥐고 한중오 곁으로 달려가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걱정 마. 내가 반드시 이 짐승을 죽여주겠어!”그 말이 끝나자마자 눈부실 정도로 화려한 빛을 내뿜는 검이 유성처럼 임지환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임지환은 시선을 돌려 재빨리 두 손가락을 검처럼 세웠다.펑!손끝과 칼날이 부딪히며 마치 유성이 지면을 박는 듯한 둔탁한 소리를 냈다.덜덜...그 충돌의 여파로 한중오는 어쩔 수 없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반면, 임지환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대신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내렸다.“스승님이 이겼네요!”소유리는 임지환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신나서 외쳤다.“대종사라 해서 대단할 게 뭐 있나? 결국 별거 아니었잖아!”“우리 스승님은 10년 전 이미 한국을 누비고 다녔는데 10년이 지나도 한국 땅엔 아직도 제대로 된 상대 하나 없네!”한중오의 제자들은 스승이 우세를 점하자 더욱 기세등등해져서 말을 가리지 않고 막 내뱉었다.“임 대사가 졌다니! 이럴수가...”“우리 한국 무술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인가?”강한시의 대부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고 저마다 얼굴에 절망이 가득했다.니혼 사람들에게 눌려 있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다.“누가 내가 졌다고 했나? 난 살짝 다치긴 했지만 저 녀석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야.”임지환은 사람들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대신 침묵을 지키는 한중오에게 시선을 돌렸다.“헛소리하지 마! 우리 스승님은 아무렇지도 않아!”“대사라 자칭하는 놈이 이렇게 이기지 못해서 발버둥 치다니 한국인의 얼굴을 다 망신시키는구나!”“커헉!”니혼 검객들이 미친 듯이 임지환을 비웃는 그 순간, 한중오가 갑자기 참지
“뭐라고요?”그 말을 듣자마자 강진수는 놀란 새처럼 온몸이 굳어버렸다.“저 여자와 가까이 있지 마세요. 저 여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내가 강 문주님을 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네...”강진수는 임지환의 권유에 재빨리 결단을 내려 전력을 다해 휴게실 안으로 돌진해 들어갔다.“우미야, 손을 내려.”한중오가 머리를 돌려 우미에게 명령했다.“제가 손을 내리면 제 명예는 완전히 망가져요. 저 시집도 가야 하잖아요.”우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안쓰럽고 가련한 표정을 지었다.“그건...”한중오는 우미의 반응에 잠시 망설였다.어쨌든 여자의 명예는 중요한 법이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고 검사하는 것은 분명 우미에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하지만 만약 우미가 정말 탐랑이라면...“이렇게 하자. 내가 우미와 함께 탈의실로 가서 직접 확인한 후에 모두에게 결과를 공포할게.”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소유리는 중재자 역할을 하기로 했다.“안 돼!”임지환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왜 안 돼?”소유리는 임지환의 거절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저 탐랑이 무슨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절대 저 여자에게 내 시야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만약 저 여자가 널 인질로 삼으면 난 너를 구할지 말지 고민해야겠지. 잊지 마, 저 여자는 탐랑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임지환은 한 마디 한 마디에 강한 확신을 담아 말했다.“설마 이 상황에서도 넌 내 안전을 위해 이러는 거야?”소유리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하지만 우미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 내가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난 저 여자의 명예가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모두가 폭탄에 맞아 산산조각 나고 싶다면 계속 여기서 시간을 끌어.”임지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소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임지환, 네가 찾아낸 폭탄은 다 해제된 게 아니었어? 탐랑의 정
다들 말을 아꼈지만 그 시선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협은 감출 수 없었다.우미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주위를 쓱 둘러본 후,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알았어요... 내가 직접 하면 될 게 아닌가요?”우미는 마지못해 가슴에서 천천히 손을 내렸다.순간, 새하얀 피부가 공기 속에 드러났다.모든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우미의 오른쪽 가슴으로 쏠렸다.임지환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그곳에 어두운 붉은 자국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정말 자국이 있잖아! 임지환의 말이 사실이었다고?”우미와 가장 가까이 있던 한중오가 즉각 반응하고 검을 휘두르며 우미를 생포하려 했다.“흥, 이제 와서 알았나? 너무 늦었어!”우미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에서 검은 탄환을 꺼내 힘껏 던졌다.슉...탄환 열몇 개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연달아 가벼운 소리를 냈고 잉크처럼 짙고 검은 연기가 순간적으로 탄환에서 터져 나와 주변을 뒤덮었다.3초도 되지 않아 갑판 전체가 그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이게 뭐야?”“아... 아무것도 안 보여!”“냄새가 너무 독해!”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검은 연기를 흡입한 순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자 말할 수 없는 공포에 빠졌다.“이건 내가 개조한 폭렬 독구야. 당씨 가문의 원조 독구보다 독성이 10배는 강하지. 너희들 여기서 천천히 죽음을 맞이하면 되겠어.”검은 안개 속에서 우미의 오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쿵! 쿵! 쿵...갑판과 휴게실에서 검은 연기에 중독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심지어 검도 대가인 한중오도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헐떡였다.두 손으로 검을 짚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한중오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오직 임지환만이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임지환의 영기 보호막은 대가의 검도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으니 이런 독 안개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맘껏 날뛰게 놔뒀으니 이제 슬슬 이 소란을 끝낼 때도 됐네.”임지환은 미소를 지
임지환은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전설적인 인물 탐랑이 쓰러졌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지 몰라도 임지환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그동안 임지환의 손에 죽은 사람들은 전부 명성이 자자한 대사나 고수들이었다.하지만 현장에서 탐랑이 죽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마음속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비록 검은 안개가 시야를 가렸지만 임지환과 탐랑 두 사람의 대화는 선명하게 들렸다.임지환이 이런 정도의 실력을 갖췄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거리가 수십 미터 떨어져 있음에도 임지환은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만으로 탐랑을 죽일 수 있었다.이 정도 능력이라면 놀라울 정도를 벗어나 불가사의한 정도에 이를 만했다.2분 후, 검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갑판과 휴게실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다들 숨은 가빠지고 온몸에 청색 혈관들이 도드라져 있었으며 마치 가슴 속에 불이 타오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임지환은 유란 앞으로 곧장 걸어가 무릎을 꿇고 조용히 물었다.“어때?”“용주님, 저는... 괜찮습니다.”유란은 독 때문에 허약해진 목소리로 대답하며 일어나려 애썼다.하지만 유란은 중독되어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몇 번을 시도해도 일어설 수 없었다.“움직이지 마. 지금 독을 풀어줄 테니까.”임지환은 허리춤에 숨겨진 작은 주머니에서 은침 세 개를 꺼내어 유란의 손목과 이마에 각각 꽂았다.은침이 들어가는 순간, 유란의 몸이 살짝 떨렸다.곧이어 회색과 검은색이 섞인 핏방울들이 은침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임지환은 그 모습을 보고 신속히 은침을 빼고 유란의 상처를 영기로 봉합했다.그러자 유란의 핏기 없이 창백했던 얼굴에 금세 혈색이 돌아왔다.“독은 풀었으니 여기서 잠시 쉬어. 난 탐랑의 동료들을 처리하고 올 거야.”이 모든 일을 마친 후, 임지환은 다시 선실로 들어가 수색하려 했다.“임지환! 가지 말고 어서 나 좀 구해줘!”소유리는 몸을 겨우 바닥에서
“임 대사님이 대종사인 건 알지만 신선은 아니잖아요. 니혼의 황실을 건드리면 정말 큰일 납니다.”“임 대사님의 목숨을 위해서, 그리고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저 공주를 도와주셔야 합니다.”강한시의 그 대부들은 소유리가 황족 신분을 밝히자 충격을 금치 못했다.그런데도 임지환이 공개적으로 거절하자 대부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한마디씩 하며 임지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소유리는 사람들이 설득하느라 애쓰는 모습을 보자 더욱 자부심에 찬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제대로 들었어? 똑똑하면 얼른 와서 내 독을 풀어.”“임 대사님, 이 일을 질질 끌어선 안 됩니다.”강진수 역시 참지 못하고 설득에 나섰다.강진수는 천문 둘째 문주라는 신분을 자랑하지만 니혼 황실 앞에서는 보잘 것 없이 작은 존재에 불과했다.“임 선생님, 지금이야말로 우리 양국 관계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당신이 유리 씨를 구해준다면 시후 씨의 죽음은 묻지 않겠습니다.”한중오 역시 소유리를 위해 임지환과 약속을 했다.거의 모든 사람이 임지환을 설득하며 이 상황의 이익과 손해를 설명했다.하지만 임지환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구해주긴 할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내 일이 끝나면 돌아와서 모두의 독을 풀어줄게.”말을 마친 임지환은 그대로 선실로 걸어 들어갔다.“네가 이대로 가버리면 우리 모두 너 때문에 죽게 될지도 몰라!”“그냥 몇 분만 시간 내서 소유리 아가씨의 독을 풀어주는 게 그렇게 힘드냐?”“네가 그렇게 잘난 줄 알아? 지구가 너 없이도 돌아가는 거 몰라?”임지환이 다른 사람들의 생사에 별 관심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에 대부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모아 욕설을 퍼부었다.“만약 유리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난 니혼 무도계의 모든 사람을 이끌고 와서 널 죽일 거야!”한중오 역시 임지환의 태도에 극도로 분노했다.그런데 한중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실로 들어간 임지환이 다시 나왔다.“혹시... 임 대사님이 마음을 바꾼 건가? 내가 뭐랬어
이 무리가 나타나자마자 공격 지점을 모두 장악해 버렸다.그들의 총구는 방 안을 구석구석까지 커버해 버렸다.“어때?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를 처리하겠다는 바보 같은 소리가 나와?”행크가 웃으며 말했고 눈에 확 띄는 하얀 장갑을 만지작거리며 새하얀 얼굴에 경멸과 무시가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은 화이트 글러브일 거야.”현장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행크의 정체를 알아차렸다.“화이트 글러브? 그건 태리에서 악명 높은 지하 조직이잖아.”“그 조직은 내가 듣기로 항상 잔인하게 일을 처리하고 수많은 피비린내 나는 사건을 일으켰다고 하던데?”“그런 위험한 조직이 왜 한국에 왔을까? 이거 완전 끝장이잖아!”“어쩌지? 나 방금 여대생 하나 꼬셔서 애인으로 뒀는데... 아직 맛도 못 봤는데 이대로 죽어야 한다고?”“너도 참 답답하구나. 당장 죽게 생겼는데 아직도 여자 생각이냐?”“내가 수십 년 동안 모은 이 억만 재산을 이대로 날려버릴 순 없잖아!”공포가 점점 군중 속에서 퍼져나갔고 모두가 몸을 웅크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독은 아직 풀리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강도 무리까지 만나다니, 정말 앞에는 늑대, 뒤에는 호랑이가 덮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돈 많은 멍청이들이 이토록 벌벌 떠는 걸 보니 우리가 한국에서 꽤 유명한 모양이네. 단순히 흥미로워서 탐랑이랑 협력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큰 수확이 있을 줄이야.”화이트 글러브의 우두머리 행크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강한시 대부들을 바라보며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었다.“난 너희가 화이트 글러브든 블랙 글러브든 전혀 상관없어. 아무리 유명한 조직이라고 해도 우리 니혼 황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소유리가 차갑게 말하며 임지환에게 손가락을 까딱였다.“지금 이 공주님이 너에게 소중한 기회를 줄게. 빨리 와서 내 독을 풀어. 내 기분이 좋으면 저 녀석에게 널 살려주라고 부탁할지도 몰라.”임지환처럼 혼자 다니는 건달에겐 어쩔 수 없었지만 행크 같은 조직화가 잘 된 테러
“아마 이놈들이 떠날 때, 이 배에 살아남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거야.”임지환은 눈앞에서 비겁한 본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이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악당들이란 걸 눈치챘다.“임지환, 아까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은 건 둘째 치고 이제 와서 아픈 상처에 소금이나 뿌려?”“너 같은 인간은 대사라는 단어를 더럽히는 존재야!”“넌 다른 사람들도 다 너처럼 냉혈한이라고 생각해? 사람은 양심이란 게 있어. 다 너처럼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생각하지 마!”임지환의 도발에 다들 화나서 참지 못하고 임지환에게 비난을 퍼부었다.“임 대사, 넌 참 똑똑한 사람이야. 저놈들이 그냥 강에 던져 물고기 밥이나 될 놈들이란 걸 어떻게 알았지?”행크는 미소를 지으며 떠들썩한 사람들에게 사형을 선고한 듯 말했다.그 말을 듣자 대부들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릴 뻔했다.“난 죽기 싫어!”“임 대사님, 이제 당신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어요.”“아까는 제가 정신이 나갔었어요.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임 대사님이 절 구해준다면 저는 100억을 내고 제 목숨을 살게요.”“100억이 뭐냐, 난 200억을 내겠어!”“임 대사님... 아니, 임 신선님! 제발 우리를 구해주세요!”강한시 대부들은 당장 죽을 것 같자 다들 임지환에게 도움을 청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심지어 니혼 사람들조차도 체면을 내려놓고 임지환에게 목숨을 구걸했다.“임 선생님, 제발 우리를 살려 주세요!”“보시다시피 저는 이렇게 젊어요. 전 정말 죽기 싫어요!”“임 선생님이 저를 구해주신다면 평생 당신을 위해 뭐든 하겠어요!”목숨을 구걸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고 휴게실 전체에 메아리쳤다.조금 전까지 임지환에게 쌀쌀하게 명령하던 소유리조차도 고통을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제발 날 살려 주세요...”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제 임지환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임 대사, 지금 보니 네가 모두의 희망이 됐군. 내가 지금 총을 쏴서 널 죽여버린다면 이 사람들이 내 발밑에 기
임지환의 온몸에서 살기가 뿜어나오고 있었다.그 살기는 너무나 짙어서 수많은 생명을 무자비하게 앗아간 행크조차도 순간적으로 오싹함을 느꼈다.“1년 동안 내가 납치한 사람들은 수없이 많지. 그중에 한국인들도 꽤 되고. 하지만 성이 배 씨인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 뭐, 네가 원한다면 내가 그걸 도와줄 수도 있어. 단, 네가 나와 협력한다는 조건에서지. 그렇지 않다면...”행크는 소유리를 바닥에 던지며 임지환을 향해 목을 긋는 제스처를 했다.“지금 내 기분이 상당히 안 좋거든. 방금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알기나 해? 현명하다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그렇지 않으면 이따가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하게 될 거야.”임지환은 쌀쌀한 말투로 행크에게 경고했다.“임 대사님, 자신감이 있는 건 좋은데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자폭과 다름없어요.”강진수는 참지 못하고 임지환에게 귀띔했다.“임 선생님, 아무리 강해도 눈앞의 총알을 피할 수는 없잖아요.”진태양도 맞장구쳤다.“저 사람이 협력하자고 했으면 일단 받아들이면 될 텐데 왜 괜히 저 사람을 자극하는 겁니까?”“죽고 싶다면 그냥 내버려둬!”“어차피 우리도 다 죽을 거야. 저 녀석이 먼저 가서 지옥으로 가는 길이나 닦게 해줘!”니혼에서 온 한중오 제자들은 임지환이 자신들을 구할 생각이 없다는 걸 알고 얼굴빛이 싹 변했다.“임 대사는 너무 젊어서 저러는 거야.”“일단 협력하는 척이라도 했으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을 텐데.”“이제 임 대사는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었어.”강한의 대부들도 모두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고 한숨을 내쉬었다.“죽고 싶어 안달 난 것 같으니 내가 그 소원을 이루어줄게. 네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너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거야.”행크는 총을 들어 임지환의 머리에 겨누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임 선생님, 피하세요!”그 모습을 목격한 유란은 소리를 지르며 끄떡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임지환에게 빠른 속도로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