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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네가 임 대사라고? 이런 유치한 농담 그만하지 않을래? 임 대사를 아는 사람들 귀에라도 들어가면 네가 어떻게 죽을지도 모를 거야. 실력도 없으면서 억지로 잘난 척하려는 모습이 정말 역겹기만 해. 임지환, 예전에는 그저 너에게 실망했을 뿐이야.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구역질이 나.”

배지수의 연이은 비난에도 임지환은 침묵을 유지했다.

“왜? 내가 아픈 곳을 찔러서 말문이 막힌 거야? 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야.”

배지수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임지환이 반박이라도 했다면 오히려 그에게 일말의 희망이라도 걸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지환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허세만 부릴 줄 알았지 사실 알맹이는 겁쟁이인 남자였다.

“어차피 내가 지금 뭐라고 변명해도 네겐 한마디도 귀에 들어가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굳이 입 아프게 설명할 필요도 없지.”

임지환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네가 나에게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네 동생을 치료하는 거야. 시간이 더 지나면 나조차도 손을 댈 수 없게 될 거야.”

임지환은 배준영의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대로 방치하면 결국 임지환도 배준영을 완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괜찮아. 이미 준영이를 치료할 사람을 찾았으니. 네 호의는 고맙지만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어. 네가 아직도 남자로서의 자각심을 갖고 있으면 더 이상 나에게 집착하지 마. 지금 세상에서는 자기가 키워낸 사업이 없으면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조차도 널 무시할 거야.”

배지수는 일부러 말을 멈추고 임지환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해?”

“네 눈에는 권력과 지위가 그렇게 중요해 보여?”

임지환의 눈에 선명한 실망이 서렸다.

“임지환, 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유치하구나. 권력과 지위는 당연히 중요하지. 그것들이 있어야 강한시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고 우리 배씨 집안도 번창할 수 있을 게 아니야? 몇십 년 후, 우리 배씨 집안도 이씨 가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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