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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날렵한 칼날이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며 서늘한 빛을 담아 임지환의 머리 위로 내리쳤다.

“미혼연이 효과를 발휘했나 보구나. 이 녀석, 방어조차 하지 않다니.”

임지환이 제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은발 남자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슉!

하지만 남자의 긴 칼이 내려오기 직전, 임지환이 그의 예상을 깨고 몸을 움직였다.

임지환은 천천히 손을 뻗어 허공을 가르듯이 휘둘렀다.

순간, 은빛 광채가 은발 남자의 눈앞을 스쳐 갔다.

쨍그랑...

다음 순간, 남자의 몸이 갑자기 격렬하게 떨렸고 손에 들고 있던 긴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뚝, 뚝...

시뻘건 피가 남자의 이마에서 빗방울처럼 떨어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어렵게 손을 들어 이마에 박힌 은침들을 빼내려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결국 남자는 천천히 바닥에 쓰러졌고 피가 금세 땅을 붉게 물들였다.

임지환은 반쯤 웅크린 채 쓰러진 남자의 모습을 관찰했다.

그때, 양서은이 살아남은 부하들과 함께 달려왔다.

“네가 이렇게 쉽게 탐랑을 해치우다니, 내가 널 과소평가했구나.”

양서은은 은발 남자의 시신을 검사한 뒤, 경멸에 찬 눈빛으로 임지환을 바라보던 태도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양서은 뒤를 따르던 남자 직원들은 임지환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목격한 뒤, 함부로 세 치 혀를 놀리지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죽은 사람이 탐랑이라고? 누가 그랬어?”

임지환은 돌아서서 양서은을 비웃으며 물었다.

“우리는 탐랑을 3년 동안 추적해 왔어. 재가 되더라도 난 탐랑을 알아볼 수 있어. 이 죽은 사람이 바로 탐랑이야. 틀림없어!”

양서은은 확신에 참 목소리로 말했다.

“난 너희 국제 수사국의 수사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이런 놈은 나뿐만 아니라 아무 대사나 와도 식은 죽 먹기로 죽일 수 있을 거야.”

임지환은 냉랭하게 웃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양서은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는 어질어질해진 머리를 흔들며 중얼댔다.

“그럼... 우리가 지금껏 확보한 정보가 다 가짜였던 거야?”

“아니, 대부분은 진짜였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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