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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본래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강물이 점차 고요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사냥감을 삼킨 거대한 짐승이 다시 겨울잠에 들어간 것처럼 말이다.

“하하, 드디어 임지환이 죽었구나. 임지환도 이렇게 목숨을 잃는데 이제 누가 감히 우리 송씨 가문을 건드릴 수 있겠어?”

송진국은 폭소를 터뜨렸고 목소리에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쾌감이 묻어났다.

“역시 전투 경험은 무시할 수 없네요. 임지환이 최선을 다했다면 작은 희망이라도 있었을 텐데, 참 안타깝네요.”

진태양은 고개를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영사의 여자들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다들 흐른 눈물을 닦아내며 슬픔에 잠겼다.

“스승님, 기뻐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송만이 물에서 기어 나오며 순박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은 아직 안 죽었어요. 그 사람 기운이 느껴져요.”

“뭐라고?”

그 말에 천종한은 화들짝 놀라며 눈이 번쩍 뜨였고 서둘러 평온해진 강물로 시선을 돌렸다.

펑!

고요했던 강이 갑자기 폭발하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물결이 휘몰아치며 마치 물 다리가 형성된 듯했다.

그리고 임지환이 신선이 강림한 듯한 모습으로 그 물 다리를 밟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

임지환은 높은 곳에서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며 천종한을 기세로 압도했다.

“날 죽이겠다고? 네 주작 파악이나 제대로 하고 지껄여.”

“네가 어떻게 멀쩡할 수 있단 말이야?”

천종한은 귀신이라도 본 듯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임지환을 바라봤다.

“네가 그 일격으로 평범한 선천 무사를 죽일 수는 있겠지. 하지만 나에게는... 예상을 뛰어넘지 않은 평범한 일격이었을 뿐이야.”

임지환은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마치 모든 것이 그가 말한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담담하게 말했다.

“믿을 수 없어. 넌 지금 분명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죽기 일보 직전일 거야.”

천종한은 임지환의 말에 자극받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지르며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미친 듯이 포효하며 소란스럽게 떠들었다.

“이제 너는 무능한 놈이 분노를 분출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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