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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이청월은 화가 나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아까 그 말다툼 이후로 이청월은 이미 배지수의 성격이나 인품을 완전히 파악했다.

이 여자는 한 번도 진심으로 임지환을 위해 생각한 적이 없는 게 분명했다.

“준영아, 얼른 무릎 꿇고 할아버지라 불러. 안 그러면 임지환을 진짜 분노하게 만들면 너 또 얻어터질지도 몰라.”

고미나가 옆에서 임지환에게 얼른 사과하라고 배준영을 재촉했다.

“사내자식이 왜 저렇게 앞과 뒤가 다르지?”

“우란 아까부터 모든 걸 다 봤어. 남자의 말은 태산보다 무겁다는 말을 못 들어 봤어? 설마 발뺌하려고 저러는 건 아니겠지?”

주변 사람들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불난 집에 부채질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임지환, 두고 보자. 언젠가 이 수모를 그대로 되갚아 주겠어.”

배준영의 얼굴은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러고는 마지못해 무릎을 꿇고 모기처럼 기어들어 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밥 안 먹었어? 크게 말해, 전혀 들리지 않아.”

임지환은 귀를 후비며 호통쳤다.

“너 그렇게까지 날 막다른 골목에 몰고 가야 하겠어? 적당히 해!”

배준영이 이를 악물고 소심하게 반격했다.

“임지환, 우리 남매 체면을 꼭 이 정도로 사정없이 짓밟아야 하겠어?”

배지수가 임지환을 바라보는 눈빛에 분노와 실망이 역력히 담겨 있었다.

“도대체 우리를 얼마나 더 짓밟아야 네 성에 차겠어?”

분노로 가득 찬 배지수를 보며 임지환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좀 더 겸손하게 살아. 그렇게 거만하게 버르장머리 없이 굴지 말고.”

배준영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남긴 후, 임지환은 돌아서서 매장에서 나가려 했다.

“임 선생님, 뭐 잊으신 거 없으세요?”

임지환이 떠나려는 것을 본 오진영이 급히 쫓아왔다.

“난 그저 내가 여기 차를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했을 뿐이야. 여기서 산다고는 말한 적이 없어.”

임지환이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오진영에게 해석했다.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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