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청열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송씨 가문도 어느 정도 관련되어 있습니다.”“너희는 송씨 가문과의 약전을 빌미로 이 탐랑을 끌어내려는 거지?”임지환은 잠시 생각하다가 용수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말했다.“맞습니다. 임 대사님과 송씨 가문의 이 약전은 단순한 개인적 원한이 아니라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입니다.”허청열은 머리를 긁적이며 계속 말했다. “조금 전에 들은 소식인데, 지하 세계의 여러 세력이 이미 이번 대전을 위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합니다.”“그 녀석들은 정말 난장판을 좋아하는군.”임지환은 웃으며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켰다. “걱정 마. 이 일은 내가 염두에 항상 두고 있을게. 만약 그 탐랑을 만나면 내가 깔끔하게 처리해 버릴게. 너희 용수의 신세를 이런 방식으로 갚는 셈으로 하지.”임지환의 여유가 넘치는 모습에 허청열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귀띔했다. “임 대사님, 이 탐랑은 일반인이 아니라 실력이 인증된 무술 대가입니다.”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임지환이 무술 대가를 죽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탐랑이란 사람이 조성균보다도 더 강한 건가요?”이청월은 임지환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찔러 호언장담이 앞섰다.“청월 씨, 무술 대가도 계급이 많이 틀립니다. 조성균은 대사에 막 들어선 정도지만 탐랑은 대종사 경지에 거의 다다랐습니다. 게다가 이 탐랑은 뛰어난 무술 실력 외에도 변장과 독술에 매우 능숙합니다. 국제 수사팀에서 탐랑을 잡기 위해 이미 30명 이상의 요원이 희생되었습니다.”허청열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구제 중범죄자인 탐랑을 절대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이유를 천천히 설명했다. “그렇구나, 듣고 보니 그 사람 정말 위험하군요.”홍서연은 허청열의 설명에 깜짝 놀라며 임지환을 말렸다.“지환 오빠, 모험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요?”하지만 임지환은 여전히 옅을 미소를 지으며 허청열에게 물었다. “너희를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임 대
하얀 달빛이 이청월의 얼굴에 비쳤다.그녀의 순수하고 예쁜 얼굴은 달빛 속에서 월계수 여신처럼 아름답고 황홀했다.“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임지환은 멋쩍게 웃으며 의아해했다.예쁜 여자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임지환은 이청월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요즘 너와 함께 지내면서 내가 점점 널 신경 쓰고 너 없이는 못 살겠다는 걸 깨달았어.”이청월은 진지하게 임지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네 주변에는 나 외에도 점점 더 많은 여자가 나타나고 다들 너와 잘 어울리는 훌륭한 여자라는 걸 발견했어. 심지어 유란도 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내가 지금 고백하지 않으면 마음을 전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그래.”“유란은 내 부하야. 내 부하가 이성적인 의미로 날 좋아하지 않아.”임지환은 이청월의 진심을 듣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그럼 배지수는... 어떻게 할 건데?”이청월은 집요하게 임지환을 추궁했다.사랑을 위해 그녀는 모든 걸 걸고 있었다.배지수라는 가시를 언젠가는 뽑아야 했다.임지환은 그 말을 듣고 보기 드물게 침묵에 빠졌다.“알고 있었어... 내가 어떻게 해도 네 마음에서 배지수를 이길 수 없다는 걸.”이청월의 눈이 반짝이며 눈물이 맺혔다.임지환은 그 모습을 보자 이청월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을 돌렸다. “그건 이제 다시 생각해 보자...”“걱정 마, 나 이청월은 절대 억지를 부리며 피곤하게 구는 사람이 아니야. 네가 진심으로 원하지 않으면 나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이청월은 눈물을 닦고 웃으며 말했다.임지환의 협박은 먹혀들지 않지만 회유는 통하는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이청월은 칭얼대는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차라리 임지환에게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줘 임지환이 스스로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나았다.“시간도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서 쉬어.”마음을 정리한 이청월은 원래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하지만 임지환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맞아, 이 다섯 분은 내가 천창 밀종에서 모셔 온 오대 존자야!”진용은 자랑스럽게 라마들을 소개했다. “이분들은 모두 무술 대가의 경지에 이른 강자야. 이 오대 존자가 있는 한, 넌 이번에 날개가 달려도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거야.”“임지환, 우리 어떻게 해야 해?”이청월은 얼굴이 서서히 창백해지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임지환의 옷자락을 잡았다.한 명의 대사급 강자만으로도 일반 무술가 백 명을 능가할 수 있는데 다섯 명의 대사급 강자가 포위하는 상황이라면 임지환이 아무리 내로라하는 강자라고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그들이 대사급 강자라는 건 맞아.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고?”임지환은 존자들을 쓱 훑어보고는 여전히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청월은 목소리를 낮춰 임지환의 귀에 속삭였다.“사내대장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피할 줄 알아. 도망칠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의 판단이 아니겠어?”“왜 도망쳐야 하지?” 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이럴 때야말로 허세를 부리지 마.” 이청월은 임지환의 태연한 태도에 더욱 다급해졌다. “오대 존자가 있는데 도망치지 않고 여기서 개죽음이나 당할 거야?”“도망? 네가 우리 앞에서 진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진용은 두 사람을 비웃으며 이미 승리한 듯한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단지 다섯 명의 대사뿐인데 내가 왜 굳이 도망쳐야 해?” 임지환은 담담하게 되물었다.“젊은이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네. 무술 대가란 무술의 정점을 찍은 사람을 뜻하는데 네가 우리를 그렇게 무시할 정도면 뭐 대종사라도 되는 줄 아는 거냐?”다섯 명 중 키가 제일 큰 존자가 임지환을 내려다보며 경멸하는 눈빛을 보냈다.“전포, 저 자식과 말을 섞을 필요가 없어. 바로 저 녀석이 내 제자를 죽였어. 오늘 내가 내 손으로 저 자식을 갈기갈기 찢어야겠어.”구리방울 같은 눈을 가진 근육질 중년 라마가 임지환을 악랄하게 노려보며 말했다.“너가 전무쌍의 스승이야?”임지환은 이전에 자기가 죽인 진무한이
“내가 방금 헛것을 본 건 아니지? 단증 존자가 변신하다니, 마치 만화 속의 헐크 같잖아!”이 상상도 못한 신기한 장면을 목격한 이청월은 자기 세계관이 전례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느꼈다.이전에도 대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지만 단증처럼 이렇게 체형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난생처음이었다.“밀종의 공격형 기공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다니 정말 예상 밖이군.”하지만 이 모습을 본 임지환은 별로 놀라지 않는 듯했다.“임지환, 네 대갈통이 당장 날아가게 생겼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밀종 존자는 네가 그동안 죽여 온 그 허접한 대사들이 감히 비길 수 없이 엄청난 실력의 대사야, 알겠어?”진용은 코웃음을 치며 곧 죽게 될 임지환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냈다.“어린 나이에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겪지 않으면 자기를 과대평가하기 쉽지. 이런 놈들은 높이 올라갈수록 더 아프게 꼬꾸라지기 마련이야.”전포는 고개를 저으며 사뭇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애송이로군!”단증은 임지환의 비웃음에 화가 난 듯 진한 눈썹을 치켜올리며 분노한 성성이처럼 손을 들어 임지환의 얼굴에 따귀를 날리려 했다.거대한 체형의 단증 앞에서 키가 거의 180cm에 달하는 임지환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왜소해 보였다.“임지환, 조심해!”이청월은 무의식적으로 소리치며 임지환을 잡아당기려 했다.“가까이 오지 마!”임지환은 낮은 중저음으로 경고하며 자기한테 달려오는 이청월을 제지했다.그 후, 임지환은 빠르게 한 발짝 내디디며 느슨한 표정으로 두 팔을 벌려 방어하려 했다.“팔이 아니라 강철로 만든 방패를 들어도 내 손바닥에 맞으면 산산조각 날 거야!”단증은 밀종의 공격형 기공을 운용하여 체내의 기와 혈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며 밀종의 법체를 형성했다.육체의 힘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해 이 손바닥을 정면으로 받으면 임지환은 죽지 않더라도 불구가 될 게 뻔했다.“살살 해. 죽이면 안 돼!” 도길이 뒤에서 서둘러 당부했다.하지만 단증은 이미
임지환은 천천히 고개를 들며 그윽한 눈빛으로 단증을 바라봤다.둘이 눈이 마주친 순간, 단증은 마치 드넓은 바다에 빠져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을 것 같은 공포스러운 착각에 빠졌다.“이 녀석 좀 이상한데?”단증은 혀끝을 깨물어 밀려오는 강한 통증으로 순간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다음 순간, 임지환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단증에 주먹을 날렸다.“개미가 나무를 흔든다니 제 분수를 모르고 있군. 절대적인 힘 앞에서 네 작은 꾀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비록 방금 임지환의 기세에 압도돼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단증은 그것이 단지 임지환의 우연한 기세 방출이라고 간주했다.임지환은 굳이 입을 열어 반박하려고 하지 않고 천천히 주먹을 날렸다.“이 밀종의 법체는 총알도 아무렇지 않게 막을 수 있어. 내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네가 날 때린다고 해도 난 상처 하나 입지 않을 거야.”단증은 그 주먹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고 거만하게 임지환을 응시했다.단증의 거대한 몸체는 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는 거대한 산봉우리처럼 보였다.“이 주먹 한 방에 임지환의 손뼈가 부서질 거야. 밀종 법체는 저 녀석의 상상을 훨씬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니까.” 전포는 자랑스럽게 혼잣말로 중얼댔다.임지환이 방금 단증의 주먹을 막아냈지만 전포는 단지 단증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서 발생한 운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다들 집중해서 잘 봐. 임지환이 이번 공격 중에 공격형 기공을 풀어낼 수 있는 비법을 보일 수 있어!” 도길이 옆에 있는 존자들에게 귀띔했다.사실 도길이 말하지 않아도 다른 세 존자의 시선은 이미 임지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하지만 도길을 제외한 세 존자의 눈에는 조롱과 야유가 가득했다.그들은 단증이 임지환의 공격을 받고 상처를 입을까 걱정하는 게 아니라 임지환이 밀종의 법체를 깨지 못해 좌절하고 절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쿵!천둥 같은 둔탁한 굉음이 용문산 전체에 울려 퍼졌다.임지환의 솜사탕처럼 가벼워 보이는 주먹이 아무런 방어도 없는 단증의 우뚝 솟은 가슴에
도길은 입정한 승려처럼 눈을 감고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단독으로는 안 되니까 이제 단체로 덤비는 건가? 이러는 것도 좋아... 나중에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으니!”눈앞의 밀종 고수 세 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임지환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로운 표정으로 장난치기 시작했다.“지금 농담할 때야? 정신 차려.”조금 전의 교전을 통해 이청월도 임지환이 이 라마들과 충분히 맞설 수 있는 실격을 겸비하고 있음을 알아챘다.하지만 여기서 일방적으로 싸우기보다는 일단 포위망을 뚫고 도망쳐 목숨을 건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하나 더 보태자면 허청열과 용수의 대원들도 아직 강한시를 떠나지 않았다.그들만 찾으면 안전은 확실히 보장될 것이다.“오늘 여기서 이 골칫거리를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화를 불러올 거야. 그러니까 너 먼저 가.”임지환은 이청월의 제안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여기 남아 이 라마들을 모두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한 명이 네 명의 존자를 상대한다는 건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하지만 임지환은 걸어가며 개미를 밟아 죽이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이 말을 들은 라마들은 전부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귀에 문제가 생겨 환청을 들은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하하... 사람이 죽을 운명을 맞닥뜨리면 먼저 미쳐 돌아간다고 하더니 그 말이 틀리지 않았네. 임지환, 지금 자기가 죽을 운명이 가까워지니까 헛소리치며 마지막 발악하는 거야?”진용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임지환의 말에 빵 터졌다.“웃어도 참 더럽게 웃네.”임지환의 눈빛이 순간 차가워지며 가느다란 손이 허리로 향했다가 갑자기 진용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순간, 찬란한 빛이 번쩍였다.유성처럼 빠른 속도의 빛이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속도로 진용의 미간을 향해 날아갔다.“존자, 살려주세요!”생사가 오가는 순간, 진용은 반사적으로 존자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걱정 마라!”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황금빛으로 빛나는 손바닥이 진용의 얼굴을 막았
눈 깜짝할 사이에 도길이 전포 앞에 서서 임지환을 막아섰다.“따웅!”도길은 호랑이의 포효와 용의 울음소리 같은 웅장한 외침을 내질렀고 그 소리에 주변 사람들은 전부 무의식적으로 귀를 막았다.금빛으로 휘감긴 도길의 주먹이 임지환의 가슴을 향해 맹렬히 내리쳤다.왜소해 보이는 노인이 이 순간 발산한 주먹의 기운은 굉장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켜 임지환의 옷을 펄럭였다.정신을 차린 임지환은 눈을 가늘게 뜨고 체내의 영기를 전력으로 운용해 바로 주먹을 내질렀다.대종사 경지의 무사를 상대할 때 임지환은 어떤 기술도 소용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필요한 건 단 하나, 오직 더 강한 힘으로 강하게 상대방을 눌러야 하는 것이었다.쾅!두 주먹이 맞부딪치며 폭발한 기류는 10급 태풍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무시무시한 기류를 뿜어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 순간 다들 오감이 잠깐 사라진 듯했다.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머릿속 생각조차 느릿느릿 돌아가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런 기묘한 느낌은 고작 3초도 지속되지 않았다.쾅!3초 후, 천둥 같은 굉음이 터져 나왔다.이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 속에서 원래 절대적으로 우세의 위치에 있던 도길은 임지환의 주먹에 정면으로 가슴을 맞고 끈이 끊어진 연처럼 허공을 날아 바닥에 사정없이 처박혔다.“도길 존자가... 패배했다고?”“말도 안 돼! 금강 법체를 가진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다는 거지?”“도길 존자가 대종사 경지에 오른 실력으로도 저자를 이길 수 없단 말인가?”이 장면을 본 나머지 세 명의 존자는 전부 얼굴이 창백해졌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임지환, 무사해서 다행이야!”이청월은 기쁨에 차서 임지환의 옆으로 달려와 와락 끌어안았다.“콜록콜록...”하지만 이청월이 기뻐할 틈도 없이 임지환은 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붉은 피가 임지환의 입가에서 흘러나와 이청월의 붉은색 셔츠에 뚝뚝 떨어졌다.“임지환, 무슨 일이야? 날 놀라게 하지 마!”이 모습에 깜짝 놀란 이청월은 울먹거리며 임지
하늘 아래, 마치 모든 것이 그 손바닥 아래에 있는 듯했다.이청월은 온몸이 얼음처럼 굳어져 도무지 움직일 수 없었고 머리도 하얘져서 온몸이 불구가 된 것처럼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가 이청월을 계속 끌어당기며 단번에 삼켜버리려는 것 같았다!“청월아, 얼른 피해!”생사의 갈림길에서 임지환이 자기 앞에 서 있는 이청월을 앞으로 세게 밀어냈다.바로 그 행동 때문에 임지환은 마지막으로 공격을 피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악!”임지환은 큰 소리로 외치며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산을 뽑아 올릴 듯한 기세로 금강 대수인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쿵...다음 순간, 원자탄이 폭발하는 것 같은 둔탁한 굉음이 용문산 전체를 뒤흔들었다.잠깐 산이 흔들리고 땅이 울리며 산사태가 난 듯했다.어마어마한 규모의 뽀얀 먼지가 주변을 뒤덮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도길은 이때 손을 거두고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얼핏 보면 도길이 이미 임지환을 제압한 듯 보였다.거대한 진동 속에서 임지환이 멀리 밀쳐낸 이청월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무릎이 돌에 긁혀 피가 흘렀다.진용 역시 난감한 자태로 넘어졌으나 곧바로 헤헤 웃으며 바닥에서 일어났다.“임지환이 드디어 완벽하게 뒈졌겠네. 유미야, 이제야 네 복수를 이뤘구나!”진용의 얼굴에는 벼르고 벼르던 복수를 끝내 이룬 듯한 기쁨이 가득했다.나머지 세 명의 존자도 안도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임지환!”한편, 이청월은 슬픔에 찬 목소리로 임지환의 이름을 애타게 외쳤다. 어느새 자기 무릎의 상처를 무시한 채, 극심한 고통을 참고 자리에서 일어나 임지환 쪽으로 절뚝거리며 간신히 다가갔다.이 짧은 몇백 미터의 거리가 이청월에게는 몇만 미터처럼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쿵...하지만 이청월이 임지환의 곁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시 한번 바닥에 넘어졌다.“임지환... 너 왜 그렇게 멍청해? 방금 날 밀어내지만 않았다면 넌 분명 이 공격을 피할 수 있었을 거야!”강한 자책감이 밀물처럼 밀려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