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우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이 사람이 혹시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패스는 아닐까?“방금 말했잖아, 죽이지는 않을 거야. 기껏해야 허 교관이 불구가 될 때까지 이 자식을 두들겨 패겠지.” 임지환이 한 마디 덧붙였다.“불구가 된다 해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윗선에서 문제 삼으면 나도 같이 책임져야 합니다.”장정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임 선생님, 내 체면을 봐 주지 않는 건 이해하겠는데 우리 도지사를 봐서라도 저분을 말릴 수 없겠어요?”궁지에 몰린 장정우는 어쩔 수 없이 도지사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도지사가 여기 계셔도 마찬가지야. 내 대답은 변하지 않아. 이건 전부 저 자식의 자업자득이야. 남을 탓할 일이 아니지.”임지환은 팔짱을 끼고 서서 일말의 타협도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역시 임지환은 임지환다웠다. 도지사 체면도 사정없이 구겨버리는 걸 보니.도지사 비서로 승진한 이후 장정우는 처음으로 이런 무력함을 느꼈다.“임 대사, 장 비서 말도 일리가 있어요. 무슨 일이나 너무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지 말고 살길을 하나 남기는 게 좋을 겁니다. 유진헌이 아무리 싸가지 없어도 필경 공무원인 이상, 제 체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봐주실 수 없겠어요?”홍진이 불안한 마음으로 입을 열어 유진헌을 위해 변호했다.임지환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홍 시장님이 이렇게 부탁하시는데 그럼 이번엔 봐 드리죠.”그러고는 허청열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화가 풀렸어? 풀렸으면 적당한 선에서 멈춰. 더 때리면 이 친구 진짜 뒈질지도 몰라.”“알겠습니다.”허청열은 그제야 발을 뺐고 손을 뻗어 병아리를 들어 올리듯 유진헌의 목덜미를 잡고 임지환 앞에 데려왔다.“그만... 그만 때려! 내가 잘못했어!”유진헌은 얼굴이 흉측한 간장 색으로 변했고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아무리 봐도 거의 반쯤 죽은 모습이었다.“사내새끼가 나약하기 짝이 없네.”허청열은 입을 비쭉이며 경멸이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손을
하지만 유진헌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들에게 맞설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바로 여론을 이용해 자기를 완벽한 피해자로 만드는 것이었다.“말 돌리지 말고, 사과할 거야, 안 할 거야?” 임지환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었다.“네가 먼저 사람을 때렸잖아.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사과해야 하지?”유진헌은 고개를 빳빳이 들며 말했다. “너도 나를 때릴 수 있을 거라고 전혀 믿지 않거든?”유진헌은 허청열이 자기를 때린 것은 허청열이 용수 특전대 교관이라는 특별한 신분 때문이라고 여겼다.임지환은 아무런 배경도 없었고 주변에 아무리 많은 조력자가 있어도 자기를 감히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난 너처럼 입만 살아 있는 사람이 참 좋더라.”임지환은 빠르게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 유진헌의 앞에 멈춰 섰다.“임 대사가 설마 진짜 유 국장을 때리려는 건가?”“감찰국 국장을 때리는 건 일반 범죄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야!”“허청열은 용수 교관이라 쳐도 임지환은 한낱 평범한 시민일 뿐이잖아. 진짜 때린다면 그건 엄청난 화제가 될 거야.”“송진국도 대단한 사람은 맞지만 관료는 아니잖아.”“근데 유진헌은 다르지. 당당한 강한시 감찰국 국장인데 누가 감히 쉽게 건드릴 수 있겠어?”구경꾼들은 물론 유진헌도 임지환이 단지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퍽!하지만 임지환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손을 들어 잽싸게 귀싸대기를 날렸다.따귀 소리가 울리자 유진헌 뿐만 아니라 구경꾼들도 전부 눈이 휘둥그레지며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누구도 임지환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 속에서 진짜 감찰국 국장에게 손을 댈 줄 몰랐다.그것도 얼굴에 직접 귀싸대기를 날리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말이다.그 과정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순식간에 이루어져 누구도 미처 반응할 수 없었다.“세상에 내가 못 할 일은 존재하지 않아. 이 귀싸대기를 네가 내게 사과한 걸로 퉁 칠게. 알았으면 얼른 꺼져!”임지환은 방금 발생한 일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인 것처럼
“임 대사,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장정우는 몸을 고정하고 불안하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이 송진국인지 뭔지 하는 녀석을 데려가.”임지환은 손을 휘휘 내저으며 말했다.“송씨 가문의 도전은 내가 받아들이겠다고 전해.”“그런데 왜 조금 전에 제 제안을 거절하셨나요?”장정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결정해. 이 세상에 아무도 날 강제로 내가 내키지 않는 일을 시킬 수 없어.”임지환은 뒷짐을 지고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그러나 임지환의 기다란 체형은 이상하게도 거대해 보였고 하늘과 땅 사이에 우뚝 박혀 있는 창같이 든든해 보였다.“임 대사의 신분으로 그런 말 할 자격이 충분히 있죠. 걱정 마세요, 임대사의 뜻을 제가 직접 도지사께 전달하겠습니다.”장정우는 임지환에게 손을 모아 인사했다.그러고는 운전사를 시켜 중상을 입은 송진국을 부축해 차에 태워 병원으로 직행하게 했다....YS 그룹과 DCM 그룹의 계약식은 결국 순조롭게 완료되었다.하지만 원래 계획과 달리 모든 사람들은 대화의 초점을 임지환에게 맞췄다.본래 주목받아야 할 이씨 가문의 부녀와 유란은 오히려 배경이 되어버렸다.“임 대사님,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온 것은 사실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입니다.”손님들이 거의 다 떠난 후, 허청열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속내를 드러냈다.“혹시 장군님의 병세가 또 악화하거나 그랬어?” 임지환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건 아닙니다. 지난번 이후로 장군님의 몸 상태는 점점 좋아졌습니다. 이번에 온 이유는 딱 하나, 바로 누군가를 잡으러 왔습니다.”허청열은 목소리를 낮추고 주변을 경계하며 말했다.“장소를 바꾸자. 여긴 대화하기 좀 불편해.”임지환은 허청열의 마음속 고충을 아는 듯 손을 흔들었다.사람들이 많고 대화가 복잡한 이곳은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적절치 않았다.“임 대사, 우리 집으로 가시는 게 어떨까요?”홍진은 틈을 타 말했다. “저도 이 기회를 빌려 임 대사께 식사 한
허청열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송씨 가문도 어느 정도 관련되어 있습니다.”“너희는 송씨 가문과의 약전을 빌미로 이 탐랑을 끌어내려는 거지?”임지환은 잠시 생각하다가 용수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말했다.“맞습니다. 임 대사님과 송씨 가문의 이 약전은 단순한 개인적 원한이 아니라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입니다.”허청열은 머리를 긁적이며 계속 말했다. “조금 전에 들은 소식인데, 지하 세계의 여러 세력이 이미 이번 대전을 위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합니다.”“그 녀석들은 정말 난장판을 좋아하는군.”임지환은 웃으며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켰다. “걱정 마. 이 일은 내가 염두에 항상 두고 있을게. 만약 그 탐랑을 만나면 내가 깔끔하게 처리해 버릴게. 너희 용수의 신세를 이런 방식으로 갚는 셈으로 하지.”임지환의 여유가 넘치는 모습에 허청열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귀띔했다. “임 대사님, 이 탐랑은 일반인이 아니라 실력이 인증된 무술 대가입니다.”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임지환이 무술 대가를 죽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탐랑이란 사람이 조성균보다도 더 강한 건가요?”이청월은 임지환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찔러 호언장담이 앞섰다.“청월 씨, 무술 대가도 계급이 많이 틀립니다. 조성균은 대사에 막 들어선 정도지만 탐랑은 대종사 경지에 거의 다다랐습니다. 게다가 이 탐랑은 뛰어난 무술 실력 외에도 변장과 독술에 매우 능숙합니다. 국제 수사팀에서 탐랑을 잡기 위해 이미 30명 이상의 요원이 희생되었습니다.”허청열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구제 중범죄자인 탐랑을 절대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이유를 천천히 설명했다. “그렇구나, 듣고 보니 그 사람 정말 위험하군요.”홍서연은 허청열의 설명에 깜짝 놀라며 임지환을 말렸다.“지환 오빠, 모험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요?”하지만 임지환은 여전히 옅을 미소를 지으며 허청열에게 물었다. “너희를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임 대
하얀 달빛이 이청월의 얼굴에 비쳤다.그녀의 순수하고 예쁜 얼굴은 달빛 속에서 월계수 여신처럼 아름답고 황홀했다.“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임지환은 멋쩍게 웃으며 의아해했다.예쁜 여자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임지환은 이청월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요즘 너와 함께 지내면서 내가 점점 널 신경 쓰고 너 없이는 못 살겠다는 걸 깨달았어.”이청월은 진지하게 임지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네 주변에는 나 외에도 점점 더 많은 여자가 나타나고 다들 너와 잘 어울리는 훌륭한 여자라는 걸 발견했어. 심지어 유란도 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내가 지금 고백하지 않으면 마음을 전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그래.”“유란은 내 부하야. 내 부하가 이성적인 의미로 날 좋아하지 않아.”임지환은 이청월의 진심을 듣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그럼 배지수는... 어떻게 할 건데?”이청월은 집요하게 임지환을 추궁했다.사랑을 위해 그녀는 모든 걸 걸고 있었다.배지수라는 가시를 언젠가는 뽑아야 했다.임지환은 그 말을 듣고 보기 드물게 침묵에 빠졌다.“알고 있었어... 내가 어떻게 해도 네 마음에서 배지수를 이길 수 없다는 걸.”이청월의 눈이 반짝이며 눈물이 맺혔다.임지환은 그 모습을 보자 이청월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을 돌렸다. “그건 이제 다시 생각해 보자...”“걱정 마, 나 이청월은 절대 억지를 부리며 피곤하게 구는 사람이 아니야. 네가 진심으로 원하지 않으면 나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이청월은 눈물을 닦고 웃으며 말했다.임지환의 협박은 먹혀들지 않지만 회유는 통하는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이청월은 칭얼대는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차라리 임지환에게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줘 임지환이 스스로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나았다.“시간도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서 쉬어.”마음을 정리한 이청월은 원래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하지만 임지환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맞아, 이 다섯 분은 내가 천창 밀종에서 모셔 온 오대 존자야!”진용은 자랑스럽게 라마들을 소개했다. “이분들은 모두 무술 대가의 경지에 이른 강자야. 이 오대 존자가 있는 한, 넌 이번에 날개가 달려도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거야.”“임지환, 우리 어떻게 해야 해?”이청월은 얼굴이 서서히 창백해지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임지환의 옷자락을 잡았다.한 명의 대사급 강자만으로도 일반 무술가 백 명을 능가할 수 있는데 다섯 명의 대사급 강자가 포위하는 상황이라면 임지환이 아무리 내로라하는 강자라고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그들이 대사급 강자라는 건 맞아.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고?”임지환은 존자들을 쓱 훑어보고는 여전히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청월은 목소리를 낮춰 임지환의 귀에 속삭였다.“사내대장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피할 줄 알아. 도망칠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의 판단이 아니겠어?”“왜 도망쳐야 하지?” 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이럴 때야말로 허세를 부리지 마.” 이청월은 임지환의 태연한 태도에 더욱 다급해졌다. “오대 존자가 있는데 도망치지 않고 여기서 개죽음이나 당할 거야?”“도망? 네가 우리 앞에서 진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진용은 두 사람을 비웃으며 이미 승리한 듯한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단지 다섯 명의 대사뿐인데 내가 왜 굳이 도망쳐야 해?” 임지환은 담담하게 되물었다.“젊은이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네. 무술 대가란 무술의 정점을 찍은 사람을 뜻하는데 네가 우리를 그렇게 무시할 정도면 뭐 대종사라도 되는 줄 아는 거냐?”다섯 명 중 키가 제일 큰 존자가 임지환을 내려다보며 경멸하는 눈빛을 보냈다.“전포, 저 자식과 말을 섞을 필요가 없어. 바로 저 녀석이 내 제자를 죽였어. 오늘 내가 내 손으로 저 자식을 갈기갈기 찢어야겠어.”구리방울 같은 눈을 가진 근육질 중년 라마가 임지환을 악랄하게 노려보며 말했다.“너가 전무쌍의 스승이야?”임지환은 이전에 자기가 죽인 진무한이
“내가 방금 헛것을 본 건 아니지? 단증 존자가 변신하다니, 마치 만화 속의 헐크 같잖아!”이 상상도 못한 신기한 장면을 목격한 이청월은 자기 세계관이 전례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느꼈다.이전에도 대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지만 단증처럼 이렇게 체형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난생처음이었다.“밀종의 공격형 기공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다니 정말 예상 밖이군.”하지만 이 모습을 본 임지환은 별로 놀라지 않는 듯했다.“임지환, 네 대갈통이 당장 날아가게 생겼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밀종 존자는 네가 그동안 죽여 온 그 허접한 대사들이 감히 비길 수 없이 엄청난 실력의 대사야, 알겠어?”진용은 코웃음을 치며 곧 죽게 될 임지환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냈다.“어린 나이에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겪지 않으면 자기를 과대평가하기 쉽지. 이런 놈들은 높이 올라갈수록 더 아프게 꼬꾸라지기 마련이야.”전포는 고개를 저으며 사뭇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애송이로군!”단증은 임지환의 비웃음에 화가 난 듯 진한 눈썹을 치켜올리며 분노한 성성이처럼 손을 들어 임지환의 얼굴에 따귀를 날리려 했다.거대한 체형의 단증 앞에서 키가 거의 180cm에 달하는 임지환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왜소해 보였다.“임지환, 조심해!”이청월은 무의식적으로 소리치며 임지환을 잡아당기려 했다.“가까이 오지 마!”임지환은 낮은 중저음으로 경고하며 자기한테 달려오는 이청월을 제지했다.그 후, 임지환은 빠르게 한 발짝 내디디며 느슨한 표정으로 두 팔을 벌려 방어하려 했다.“팔이 아니라 강철로 만든 방패를 들어도 내 손바닥에 맞으면 산산조각 날 거야!”단증은 밀종의 공격형 기공을 운용하여 체내의 기와 혈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며 밀종의 법체를 형성했다.육체의 힘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해 이 손바닥을 정면으로 받으면 임지환은 죽지 않더라도 불구가 될 게 뻔했다.“살살 해. 죽이면 안 돼!” 도길이 뒤에서 서둘러 당부했다.하지만 단증은 이미
임지환은 천천히 고개를 들며 그윽한 눈빛으로 단증을 바라봤다.둘이 눈이 마주친 순간, 단증은 마치 드넓은 바다에 빠져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을 것 같은 공포스러운 착각에 빠졌다.“이 녀석 좀 이상한데?”단증은 혀끝을 깨물어 밀려오는 강한 통증으로 순간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다음 순간, 임지환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단증에 주먹을 날렸다.“개미가 나무를 흔든다니 제 분수를 모르고 있군. 절대적인 힘 앞에서 네 작은 꾀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비록 방금 임지환의 기세에 압도돼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단증은 그것이 단지 임지환의 우연한 기세 방출이라고 간주했다.임지환은 굳이 입을 열어 반박하려고 하지 않고 천천히 주먹을 날렸다.“이 밀종의 법체는 총알도 아무렇지 않게 막을 수 있어. 내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네가 날 때린다고 해도 난 상처 하나 입지 않을 거야.”단증은 그 주먹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고 거만하게 임지환을 응시했다.단증의 거대한 몸체는 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는 거대한 산봉우리처럼 보였다.“이 주먹 한 방에 임지환의 손뼈가 부서질 거야. 밀종 법체는 저 녀석의 상상을 훨씬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니까.” 전포는 자랑스럽게 혼잣말로 중얼댔다.임지환이 방금 단증의 주먹을 막아냈지만 전포는 단지 단증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서 발생한 운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다들 집중해서 잘 봐. 임지환이 이번 공격 중에 공격형 기공을 풀어낼 수 있는 비법을 보일 수 있어!” 도길이 옆에 있는 존자들에게 귀띔했다.사실 도길이 말하지 않아도 다른 세 존자의 시선은 이미 임지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하지만 도길을 제외한 세 존자의 눈에는 조롱과 야유가 가득했다.그들은 단증이 임지환의 공격을 받고 상처를 입을까 걱정하는 게 아니라 임지환이 밀종의 법체를 깨지 못해 좌절하고 절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쿵!천둥 같은 둔탁한 굉음이 용문산 전체에 울려 퍼졌다.임지환의 솜사탕처럼 가벼워 보이는 주먹이 아무런 방어도 없는 단증의 우뚝 솟은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