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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퍽! 퍽!

어느새 피가 이마를 붉게 물들였지만 박군영은 끝없이 머리를 조아렸다.

지금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임지환뿐이라는 걸 박군영은 잘 알고 있었다.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무거운 북소리처럼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한편, 조성균은 꽤 흥미롭다는 듯 임지환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뭐지? 왜 저딴 젊은이한테 저렇게까지 머리를 조아리는 거지?’

“좋습니다. 모시는 주인을 향한 충심을 봐서 이번 한 번은 도와드리죠. 아, 청월아. 찻잔은 네가 들고 있어. 돌아올 때쯤이면 알맞게 식었을 거야.”

찻잔을 이청월에게 건넨 임지환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어딜 가려고 그래. 저 사람 종사급 고수라는 말 못 들었어? 지금은 센 척하면서 자존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고.”

이청월이 다급하게 임지환을 막았다.

“괜찮아. 저 정도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니까.”

그리고 그는 아직도 비틀거리는 장도행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만 쉬세요. 여긴 저한테 맡기십시오.”

“지환 님, 이 일은 제 일입니다. 참견하지 마십시오.”

무도인으로서, 종사급 고수로서 나름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그였다. 결투를 채 끝내지 못하고 내려오는 건 그에게는 죽음보다 더한 치욕이나 마찬가지였다.

“저도 참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차맛을 흐리는 사람이 있어서요.”

임지환이 조성균을 힐끗 바라보았다.

“하,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 주제에 건방떨긴. 비켜. 안 그럼 너까지 죽여버릴 테니까.”

임지환을 바라보는 조성균의 눈동자에는 경멸로 가득했다.

“저 사람은 누구죠? 뭔데 저렇게 자신만만한 거죠?”

“종사급 고수들 앞에서 감히... 겁도 없어라.”

“저렇게 허세부리다 죽지...”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관객들도 임지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너도나도 조롱의 말을 던졌다.

젊으니 패기가 있는 건 이해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지환 님은 너무 충동적인 게 흠이야. 저렇게 찾아서 사고를 쳐서야 원... 이제는 피하려고 해도 안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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