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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옆에 식판을 든 근로자 두 명이 지나갔다.

“이틀 동안 일하지 않아서 밥도 안 넘어가요.”

“오늘 위에서 조사했다고 왔다고 하던데 우리 다 해고되는 거 아니에요?”

“해고가 뭐가 두려워요? 우 공장장님이 얘기했잖아요. 해고되면 더한 공장으로 데려가겠다고요. 그쪽 월급이 이쪽보다 두 배나 높다고 하셨어요.”

“우 공장장님 말이 믿을 수 있는 거예요? 진짜로 이렇게 좋은 일이 있다고요?”

“어차피 우리는 우 공장장님만 따르면 되잖아요. 우 공장장님만 따르면 손해는 없을 거예요.”

...

엄명월은 젓가락을 테이블에 ‘탁’하고 내려놨다. 순식간에 식욕이 없어졌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조유진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충동하지 마세요!”

물을 사 오던 배현수도 이 상황을 발견했다.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타이밍을 잘못 맞췄나?”

조유진은 황급히 손을 뗐다.

배현수가 생수병 뚜껑을 딴 후 조유진에게 건넸다.

조유진은 한 모금 마신 후 말했다.

“더한이라는 회사 왠지 귀에 익은 것 같아요. 혹시 예전에 나에게 얘기한 적 있어요?”

엄명월은 한마디 귀띔했다.

“지난번에 하민 건설의 장 주임의 주문 건이요. 그게 더한에서 빼앗아 온 거예요. 아마 우리에게 복수하려는 것 같아요.”

조유진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하민 건설 계약서 하나 뺏긴 것 때문에 사람까지 붙여서 우리에게 복수한다고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엄명월이 말했다.

“그저 경고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일단은 날뛰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어요. 지금 기술자들을 대신할 사람만 찾으면 바로 해고할 거니까.”

조유진이 넋을 놓고 있는 모습에 배현수는 닭 다리를 집어서 조유진의 앞접시에 담았다. 그리고 접시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맛있게 먹어.”

정신을 차린 조유진은 접시에 담긴 음식을 보며 말했다.

“이렇게 많이는 다 못 먹어요.”

“다 못 먹으면 천천히 먹어.”

그의 목소리는 낮지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대꾸할 수 없게 했다.

진주에 온 목적이 그녀가 밥을 먹는 것을 감시하기 위한 것일까?

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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