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2화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다이아몬드 반지가 바닥에 팽개쳐졌다. 경도가 강한 다이아몬드와 더불어 힘껏 던지다 보니 나무 바닥에 작은 홈이 파였다.

빛을 잃은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렇게 외롭게 구석에 박혔다.

셀리나가 앞으로 나서며 위로하려 했다.

“사모님...”

그 호칭을 듣자, 조유진은 바로 말을 잘랐다.

“사모님? 내가 무슨 사모님이야.”

그녀는 배 대표의 사모님이 아니었다.

그녀와 배현수는 정당한 명분이 없었다.

순진하게도 몇 마디의 사탕발림에 속아 넘어갔다.

셀리나는 한편에서 속수무책으로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하면 할수록 실수만 쌓이고, 조유진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 같았다.

조유진이 쓴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처지가 배현수가 해외에 숨겨둔 정부와 무슨 다를 바가 있다는 말인가.

정말 다른 사람과 결혼할 예정이라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한다면, 그녀도 더 이상 구질구질하게 그에게 매달리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배현수는 왜 이런 방식을 선택해 그녀를 능욕하는 것일까?

심지어 어젯밤 깊은 스킨십을 나눌 때, 그는 그녀의 손을 꽉 잡은 채 키스하며 수없이 그녀에게 속삭였다.

“유진아, 나는 네 거야. 너만의 것이야.”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다.

배현수도 뱉은 말을 안 지킬 수 있구나, 배현수도 사람을 솎 일수 있구나 싶었다.

조유진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손톱을 손바닥 깊이 박아 넣었다.

‘거짓말쟁이, 정말 거짓말쟁이야!’

온 세상 사람들이 배현수가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거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녀만 제일 마지막에 알게 되었다. 큰 그림이었다.

어젯밤, 배현수가 그녀에게 SY의 우 씨 영감의 본처는 대제주시, 첩은 미국에 있다고 한 사실이 떠올랐다. 어느 날 그의 부인이 갑자기 스위스로 찾아와 어린 선유를 납치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스웠다.

고상함의 대표인 조유진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첩이 되겠는가.

그녀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더욱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셀리나, 여권 재발급 받으러 갈 거야. 귀국할 거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