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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너... 너 뉴스 본 거야?”

“응, 봤어.”

똑똑히 또박또박 봤다.

엄창민의 첫 반응도 자연스러운 위안이었다.

“백소미가 말한 게 사실이었어. 하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우선 속상해하지는 마.”

“위로하지 않아도 돼, 오빠. 나 귀국하고 싶어. 그런데 배현수가 내 여권을 가져갔어. 대사관에서 재발급받으려면 며칠 걸릴 것 같아.”

엄창민이 멈칫하며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는 이를 악물며 욕했다.

“배현수 그 개새끼. 어떻게 이렇게 괴롭힐 수 있어?”

조유진이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창민 오빠, 대사관에 아는 사람 있어? 재발급 빨리 받을 수 있게 해주면 안 될까?”

조유진은 스위스에 하루라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그 독채는 감옥처럼 그녀를 옥죄었다.

“알았어. 가서 한번 알아볼게. 환희야, 속상해하지 말고 있어. 배현수가 정말 백소미와 결혼한다면 내가 네 친정 오빠로 배현수한테 복수해 줄게!”

엄창민은 마치 가족처럼 그녀의 뒤에 묵묵히 있어 줬다.

무력하고 고통스러울 때 들은 가족의 위안은 눈물을 터트리게 했다.

조유진은 한 손으로 핸드폰을 다른 한 손으로는 입을 틀어막았다. 목소리에서 감출 수 없는 울먹임이 느껴졌다.

“창민 오빠... 아이가 유산됐어....”

몇 글자 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끝까지 얘기한 조유진은 오열하고 있었다.

스위스에서 이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그녀의 옆에는 셀리나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조유진의 마음속에서, 엄창민은 이미 가족이었다.

전화가 걸려 오자, 굳건히 버티고 있던 마지막 방어선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전화 너머 엄창민은 잠시 넋이 나갔다. 그녀의 말을 겨우 이해한 엄창민이 걱정스레 물었다.

“너는? 너는 괜찮아?”

조유진이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답했다.

“나는 괜찮아.”

감출 수 없는 슬픔을 모두 털어 낸 후, 통제하기 어려웠던 마음이 잠시 안정을 되찾았다.

엄창민은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배현수가 해명하지 않으면 결혼식에 가서 난리를 피우자! 배현수의 애를 임신하고 유산까지 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사람도 옆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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